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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계부채 행정지도 '딜레마'…없애기도, 법규화하기도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2018.3.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행정지도 정비 작업에 돌입하면서 폐지와 법규화 기로에서 고심하고 있다. 당국이 가계부채 행정지도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부채 수준이 '적정'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그동안 행정지도가 가계부채 규모를 줄이고 질을 높이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법규화하면 정책 유연성이 떨어지고 제재 여부도 고민해야 한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적용 중인 가계부채 관련 행정지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은행·보험·상호금융의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목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상호금융의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 중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기준이다.

이들 행정지도는 2014~2015년 도입된 후 1년 단위로 연장됐다.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목표 관련 행정지도는 2020년 4월, 상호금융의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 중 가계대출 LTV는 오는 10월 만료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그림자 규제로 지목된 행정지도를 폐지하거나 아예 법규화하기 위해 일괄 정비에 나선 상태다. 행정지도가 금융회사에 부담을 줘 금융산업의 혁신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계부채 행정지도 역시 연장 횟수가 1번으로 제한된다. 법제화 과정을 밟고 있는 행정지도만 해당 법률이 시행될 때까지 1번 이상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문제는 가계부채 행정지도에 대해 폐지와 법규화 모두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행정지도를 폐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계부채 심각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대출 조건을 강화한 '9·13 대책' 이후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둔화됐지만 그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말 가계신용(금융권 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534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전 1450조8000억원보다 83조8,000억원(5.8%) 늘어난 수치다. 연간 증가폭은 4년만에 처음으로 100조원을 밑돌았다.

또 금융당국은 해당 행정지도를 없애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계부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 개선이 필요 없다는 정책적 판단이 이뤄지면 행정지도를 폐지할 수 있지만 아직 그런 판단을 한 상태도 아니고 적정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가계부채 행정지도를 법규화하면 제도의 유연성이 크게 떨어진다. 지금까지 행정지도는 담당과의 의사결정만으로 이뤄졌는데 법규화하면 일부 내용을 바꾸기 위해 넓게는 국회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행정지도가 법규화되면 금융회사의 부담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안에 따라 '그림자' 규제는 금융회사가 외면할 수 있었지만 법규화된 규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행정지도는 지키지 않아도 금융회사에 불이익을 주지 않지만 법규화되면 제재 여부도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 행정지도를 법규화하면 유연성이 떨어지고 제재 여부도 고민해야 한다"며 "논의 초반인 만큼 금융사가 어떤 규제를 합리적으로 여기는지 협의 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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