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를 만들어낸 유권자들은 다른 것은 몰라도 적어도 경제 문제에 있어서 만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명박이라는 브랜드는 ‘성공신화’와 가장 잘 어울리는데다 그 신화의 중심에는 ‘경제’가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으로 취임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또 전 세계적인 유가 및 곡물가 폭등의 복병을 만나 섣부른 판단을 할 상황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서민들은 자꾸만 불안해진다. 돈벌이는 막막해지고 씀씀이는 더욱 커지는 등 가계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어서이다. 물가가 미친듯이 날뛰고 있는 것을 멀거니 보고있는 서민들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통계청의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중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무려 4.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률이 4%대에 들어온 것은 지난 2007년 8월 이후 44개월 만이다. 농산물을 비롯 원자재가 등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역시 3.5%나 상승했다. 이 또한 6년 4개월 만에 기록한 최고치다.

작금의 물가 상승 근원은 국제 유가와 농산물 및 원자재가 상승에 기인한다. 즉 우리 내부의 문제점이 아니라 발원지가 외부에 있다는 점에서 대응책 마련이 여의치 않다. 이같은 물가 상승 추세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한번 널뛰기 시작한 물가는 앞으로도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릴 것이고 또 이로 인해 애꿎은 소비 및 생상 위축 그리고 임금 상승에 대한 압력 수순의 악순환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는 외생변수에 의한 물가 상승 파고를 잠재울 만한 마땅한 정책적 재료가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싶겠지만 서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래서, 그래서! ‘이명박정부’를 원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 라면값 100원 올린다고 무슨 난리가 난듯 정부가 호들갑을 떨던 때를 서민들은 생생히 기억한다. 3월 25일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52개 주요 생필품 물가에 대한 집중관리 방침이 나오자 일각에서 시계를 권위주의 시대로 돌리려는 것이냐는 힐난이 나오는 등 논란이 일어났지만, 서민들은 “그래, 이명박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라는 일말의 기대심을 키웠다.

아뿔사, 그런데 정작 MB지수로 불리는 ‘52 MB관리물가’는 6% 가량 올라 망연자실하게 했다. 정말 어이가 없는 수치다.  대통령의 공언이 실언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아무리 경제당국이 꺼낼 카드가 마땅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이럴바엔 차라리 가만히 있기나 할 것이지 뭣하러 ‘52 MB관리물가’는 만들어 발표해서 국민들의 실망감을 키워놓았는지 모르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통크게 내세웠던 성장목표는 이미 물건너간 상황이다. 이명박정부도 알고 국민들도 다 아는, 별로 쉬쉬할 상황도 아니다.

그래도 국민들은 헛된 공약을 했다고 이명박정부를 몰아세우지 않을 것이다. 그 대신, 비록 성장을 간절히 원하고는 있지만(그래서 대선 때 아낌없이 표를 몰아주었으니까) 지금은 성장의 반대편에 서있는 물가 상승 억제에 바짝 신경을 써 주길 바라고 있다. 또 말로만 내세우지 말고 진심이 담긴 믿음을 심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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