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23일·KB 26일 이사회서 '회추위' 구성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4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금융권의 대표적 ‘친MB’ 인사로 꼽혔던 이른바 ‘4대 천왕’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사진)도 오는 7월12일 임기를 채우고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앞서 무대에서 퇴장했다.

우리지주와 KB지주는 오는 23일과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을 결의하는 등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간다. 정부는 앞서 주요 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거론돼온 인사들의 기초 검증자료를 받아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어윤대 “연임은 사외이사에게 물어봐”

어 회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임기를 끝까지 채우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다만 연임 여부에 대해선 “그건 사외이사들에게 물어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KB지주는 민간 기업이라 (임기와 관련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특별한 얘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고 말했다.

어 회장의 임기는 7월12일이다. 임기를 앞두고 KB지주는 후임 회장 선출을 위한 회추위 구성작업에 착수했다. 오는 1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회추위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런 만큼 어 회장이 임기 전에 중도퇴진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많았다. 어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현재 분위기상 연임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어 회장이 임기 만료일 이전에 물러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팔성, 정례회의에도 불참

퇴진의사를 밝힌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공식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예정돼 있던 ‘월요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회의는 우리금융지주 부서장과 임원들이 매주 월요일마다 모여 주간 업무현황과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다. 우리지주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오전 일정이 있어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지주 안팎에선 이 회장의 사퇴 표명에 따른 업무공백 우려도 나온다. 주요 사업에 대한 의사 결정과 자회사 최고경영자 인사 등은 차기 회장이 결정될 때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우리지주 관계자는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협의해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사안은 일단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KB지주, 다음 주 회추위 구성

우리·KB지주는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지주는 오는 23일 예정된 정기이사회에서 회추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사회 날짜를 다소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회추위는 사외이사 3명과 대주주인 예보가 추천하는 1명, 외부전문가 3명 등 7명으로 꾸려진다.

KB지주도 26일께 이사회를 열고 회추위 가동에 들어간다. 사외이사 9명 전원이 회추위에 포함되지만 경영진은 제외된다. 따라서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경우 사외이사들과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이미 우리 KB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20~30여명에 대한 인사 검증 자료를 수집해 놨다. 한 인사는 “정부에서 최근 신상 명세와 경력 등을 포함한 기초 자료를 요구해서 넘겨 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금융지주의 회장후보 추천 절차가 시작되더라도 실제로는 정부와 교감이 있는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장창민/박신영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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