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경제 위기는 절박했던 IMF 구제금융 시절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말을 속절없이 내뱉을 정도로 침울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때는 우리 내부 문제에 국한되어 있어 IMF 구제금융을 받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금 모으기 등 국민적 합심으로 위기극복에 전력을 다할 수 있었다. 또 이미 바닥을 보았기 때문에 더이상 추락할 여지도 없었고 허리띠를 졸라메고 부단히 노력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상에서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컸다.
또한 건재한 글로벌 경기에 힘입어 수출로 충분히 영양분을 공급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도무지 바닥도 보이질 않는데다 어디 기댈 만한 글로벌 경기의 건재함도 엿볼 수 없는 암담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그 잘난 전문가들은 모두 꼬리를 감추고 숨어버렸고 어쩌다 고개를 삐죽 내밀며 하는 소리라고는 “지금은 기다려야할 때”라는 것. 그걸 누가 모르나. 기다리라고 하지 않아도 멍청히 서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딴걸 조언이라고 하고 있다니… 예컨데 기왕 분양받은 집에 입주를 해야 하는데 지금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빠져야 들어가던가 말던가를 하지. 그런데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기다려야 할 때”를 외치고 있다. 미래를 진단할 자신이 없으면 그냥 아무 말 말고 책상머리나 뚫어져라 들여다보고 있던지.

또 주가가 500선까지 폭락하고 집값도 반토막이 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는 인터넷경제대통령으로 추앙받으며 사이버공간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시사월간지 신동아 12월호 투고를 통해 “10억원짜리 아파트가 5억원 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전까지 부동산은 쳐다볼 필요도 없다”고 단언했다. 또 일본 환투기 세력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전달하며 “한국은 연말 혹은 내년 3월을 못버티고 일본 자본에 편입되는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이처럼 경제비관론자들이 득세를 하면서 위기가 위기를 만들어내 희망은 썰물처럼 사라지고 그 자리엔 절망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현 위기상황을 외면하고 뜬구름잡기식 낙관론을 펼치는 것이 옳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비관론이 두려움을 낳고 또 그 두려움은 무기력을 번식시킨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가 지금 경계를 해야 하는 것은 스스로 포기하고 손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국민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인 국회의 직무위기도 위기를 재생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경제적 측면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18대 국회는 임기가 시작된지 벌써 반년을 넘기도 있지만 겨우 9건의 법안을 처리한게 고작이다.

여야를 불문하고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선진국과는 달리 아직도 정쟁의 구태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한가하게 입씨름만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우리 국회의 모습은 국민들을 너무 화나게 하고 맥이 풀리게 만든다.

어떠한 비관론이 쏟아져나와도 국회가 똘똘 뭉쳐 경제위기 극복에 나서준다면 국민들의 주먹도 불끈 힘이 들어갈 것인데 말이다. 제발 국회라도 제정신을 차리고 국민들을 한번 돌아봐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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