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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10조 베팅으로 M&A 새 역사…위기 극복 성공 스토리 쓸까
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스1


 SK그룹이 인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부문을 90억 달러(10조314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 기록을 새로 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해 온 최태원 회장이 이번 인수로 'M&A 성공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21일 SK그룹에 따르면 인텔 낸드 플래시메모리 사업 인수를 포함해 올해 그룹이 국내외에서 성사시킨 주요 M&A는 4건, 투자 규모만 총 11조7900여억원에 달한다.

SK머티리얼즈가 올해 2월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 전자소재사업을 40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6월에는 SK종합화학이 고기능성 폴리머를 생산하는 프랑스 아르케마 폴리머를 4392억원에 사들였다. 지난 9월에는 SK건설이 인수자금 약 1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합 환경 플랫폼 기업인 EMC홀딩스를 인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와 저장장치 사업 인수는 올해 SK그룹의 4번째 M&A로, 인수금액 90억달러는 한국 기업의 M&A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는 2016년 삼성전자가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할 당시 80억달러(9조1176억원)가 최대 규모였다.

이번 M&A 계약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인텔은 2021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어낸 뒤 우선 70억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SSD사업(SSD 관련 지식재산권 및 인력 등) 중국 다롄팹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한다. 인수 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는 SK하이닉스가 20억 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IP(지식재산권), 연구개발(R&D) 인력 및 다롄팹 운용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한다. 인텔은 계약에 따라 최종 거래 종결 시점까지 다롄팹 메모리 생산 시설에도 낸드 웨이퍼를 생산하며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IP를 보유한다.

 

 

 

SK하이닉스 충북 청주사업장의 M15 공장 전경.(SK하이닉스 제공) © News1


SK는 이번 인수를 통해 D램에 비해 취약했던,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경쟁력을 삼성에 이은 글로벌 2위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D램은 전원이 켜져 있는 동안에만 정보가 저장되는 휘발성 메모리지만,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도 저장된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데이터 저장이 필요한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분야로 SK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업용 SSD(기억장치) 등 솔루션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인텔은 업계 최고 수준의 낸드 SSD 기술력과 QLC(Quadruple Level Cell) 낸드플래시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 평가받는다.

SK하이닉스는 CTF(Charge Trap Flash) 기반 96단 4D 낸드(2018년)와 128단 4D 낸드(2019년) 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괄목할 만한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는데, 여기에 인텔의 솔루션 기술 및 생산 능력을 접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3D 낸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 '기업가치'를 배가한다는 로드맵(단계별 이행안)을 구상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인수 발표에 앞선 지난 9월 SK그룹 모든 구성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변화와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 낯설고 거친 환경을 위기라고 단정 짓거나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이정표였던 딥체인지에 적합한 상대로 생각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0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의 NSG 사업부문에서 옵테인을 제외한 낸드플래시 사업 전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90억달러, 우리 돈으로 10조3104억원에 달하며 이는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의 매출(15조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하이닉스 분당사무소의 모습. 2020.10.2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SK그룹은 한국 경제의 주요 변곡점마다 과감한 인수합병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전례가 있다.

1994년 1월 한국이동통신 주식 공개매각 참여를 통해 통신사업에 진출할 당시 최종현 회장은 한국이동통신 주식의 23%인 127만5000주를 시가보다 훨씬 높은 주당 33만5000원에 인수했다. 인수자금만 4271억원에 달하는 빅딜로, 인수 당시 '비싸게 주고 샀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현재 SK텔레콤은 시가총액 18조8000억원에 달하는 한국 1위 통신기업으로 성장했다.

2012년 2월 지분 21%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해 거머쥔 SK하이닉스 역시 시가총액 62조원, 코스피 시총 순위 2위 기업으로 급성장하며 오늘날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거듭났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텔 낸드플래시 메모리 인수가에 대해서도 '비싸다'라는 평가가 없지 않지만 향후 AI 관련 산업 발전 등으로 수요가 증가할 메모리 산업의 성장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최근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혁신과 더불어 어떤 성장스토리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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