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반기 첫 적자가 무려 1조…대우 9조·STX 1.4조·성동 1조 여신 ‘불안불안’

내달 5일 임기 만료를 앞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방만한 경영으로 수출입은행(이하·수은)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지난해 수은은 부실한 조선·해운업 채권관리 및 구조조정 실패 등으로 인해 출범 이후 40년만에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수은은 정부(73.9%)와 한국은행(13.1%), 산업은행(13%)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국책은행’이다. 수출입은행장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선임된다. 때문에 수출입은행장 자리는 정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되풀이되는 곳이다.

이 행장 역시 취임 당시부터 친박계 인사로 분류돼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동문이기도 하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수은의 경영 실패가 낙하산 인사로부터 기인한 방만 경영의 결과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부실채권 관리 실패 9000억원대 손실…자산건전성 ‘악화’ 초래

이 행장은 임기 동안 조선·해운업 부실채권 관리 실패로 인한 적자 기록 및 자기자본비율(BIS) 하락 등 자산 건전성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이 행장은 수은이 채권의 51.40%를 보유해 최대 채권자로 있던 성동조선해양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위기에 놓이자 3000억원의 긴급자금을 투입했다. 성동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만큼 자금 수혈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수은의 자금 지원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수주난으로 부실 위험이 큰 성동조선에 또 다시 7200억원대의 지원을 단행해 일각에서는 특혜 지원이라는 비판이 새어나왔다. 더욱이 지난해 수주 물량 24척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수주받은 물량은 단 한척도 없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수은의 부실한 내부 대출 심사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는 자금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지원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증폭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부실화로 인해 수은의 부담은 더 커졌다. 수은이 대우조선에 제공한 대출·보증 등 총여신 규모는 약 9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분식회계 및 방만 경영 등으로 급격히 부실해졌고 지난해 수은은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건전성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춰야 했다.

여신건전성 등급은 말 그대로 은행이 기업에 대출해준 자금에 대한 건전성을 나타낸다.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개 등급으로 나뉘며 각 등급마다 은행이 쌓아야 할 충당금의 규모가 달라진다. 등급이 내려갈수록 충당금의 비율이 높아지는 식이다.

정상으로 분류되면 대출자산에 대한 충당금을 전체 대출금의 0.85%만 적립하면 되지만 요주의로 분류되면 7~19%로 늘려야 한다. 수은이 대우조선에 대한 충당금을 최소 6300여억원 넘게 적립해야했던 이유다.

뿐만 아니라 STX조선해양에 약 1조3500억원을 대출해줬던 수은은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빌려준 자금의 여신건전성 등급을 ‘추정손실’로 낮춰야 했다. 추정손실로 분류되면 총 여신액의 10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되는만큼 수은의 여신 건전성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조선·해운업의 붕괴로 수은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대폭 확대되면서 지난해 수은의 실적은 바닥을 쳤다.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지난해 6월말 기준 1조원에 육박하는 93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976년 창립된 이후 40년만의 반기 기준 첫 적자다.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BIS)도 위태로운 상태다. BIS는 은행의 위험자산(부실채권) 대비 자기자본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국제결제은행은 8% 금융감독원은 10% 수준을 충족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수은의 BIS는 지난 2015년 9월 성동조선 사태 이후 9.44%까지 떨어졌다. 이후 같은해 12월 10.04% 수준으로 겨우 끌어올렸지만 지난해 3월 9.89%, 6월 9.68%를 기록해 금감원 권고 기준에 미달했다. 같은해 9월 11.4% 수준까지 올렸지만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섞인 시선은 여전하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살얼음 위 국책은행 ‘행장은 16억대 자산가’

수출입은행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수출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34%까지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총 여신(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지난해 6월 이 행장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4%대를 넘어서자 오는 2020년까지 2% 이하로 축소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혁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이후 9월 수출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46%를 기록했고 연말에는 오히려 4.52%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이 행장이 밝힌 포부와 달리 수은의 건전성이 악화되자 이 행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강도를 더하고 있다. 국책은행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만큼 손실은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기 만료를 앞둔 이 행장의 후임 선임 작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감를 가중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 행장의 후임을 선임하기 위해 청와대가 후보군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까지 후보 추천은커녕 하마평조차 돌고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 안팎에서는 이 행장의 방만한 경영 행보에 대해 꼬집으며 “낙하산 인사가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실력 있는 내부 출신을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수은 행장직을 내려놓게 된 이 행장의 재력에도 여론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3월 ‘고위공직자 재산정보공개’에 따르면 이 행장의 재산 총액은 16억3240만원이다. 전년(15억956만원) 대비 1억2284만원 증가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행장은 아내 명의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소재 복층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해당 주택은 대지면적 490㎡(약 148평), 연면적 315.32㎡(약 95평), 지상 2층 규모다. 지난 2009년 매입한 해당 주택은 약 25억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이 행장 본인 명의로 된 임야도 소유하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방신리에 위치했다. 임야 규모는 총 1649.00㎡(약 499평)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임야는 토지면적 3.3㎡당 약 20만원으로 시세는 약 1억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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