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부부 계열사 현대카드 지분 매입 두고 ‘독자노선 가능성’ 대두

정태영 부부 계열사 현대카드 지분 매입 두고 ‘독자노선 가능성’ 대두 최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지배력 강화 행보를 두고 그 배경을 궁금해 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독자 노선을 걷기 위한 물밑 작업 아니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주목되고 있다.

13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차녀인 정명이 현대카드 고문의 남편이다. 정몽구 회장의 둘째 사위이며, 정의선 부회장과는 처남·매형 사이다. 그동안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등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경영을 이끌어 왔다.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내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룹 총수의 사위라는 화려한 배경과 뛰어난 경영 능력과는 달리 직접 보유 지분율이 미비해 후계 구도에서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 경영인’과 다를 바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은 배경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정 부회장이 재평가되고 있다. 아내인 정명이 고문과 함께 지분의 50%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커머셜을 통해 현대카드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자 정 부회장의 후계 승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독자 노선을 위해 ‘오너 지위’ 확보 움직임을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그룹 안팎에서 일고 있다.

현대차그룹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인 현대커머셜은 지난달 26일 GE캐피탈의 손자회사인 ‘IGE USA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43% 중 19.01%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금액은 주당가 9779원, 총 매입가는 2981억원이다.

‘IGE USA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카드 지분 가운데 현대커머셜이 매입한 19.01%를 제외한 나머지 23.99%는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인수하기로 했다. 어피너티컨소시엄은 홍콩계 사모펀드로 어피너티(9.99%)와 싱가포르투자청(9%), 칼라일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인 알프인베스트먼트(5%)로 구성됐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현대커머셜의 현대카드 지분율은 기존 5.54%에서 24.55%로 껑충 뛰었다. 최대주주 지위는 36.96%의 지분(2016년 9월 말 기준)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굳건히 지켰지만, 현대커머셜은 기아자동차(11.48%, 2016년 9월 말 기준)를 누르고 2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현대커머셜의 현대카드 지분 매입을 두고 “정 부회장이 전문경영인을 넘어 오너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작업에 나섰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정 부회장(16.67%)과 아내인 정 고문(33.33%) 소유 지분의 합이 50%에 달한다. 이는 현대커머셜이 정태영·정명이 부부 기업으로 불려 온 배경이기도 하다. 현대커머셜이 현대카드에 대한 지분을 확대할수록 정 부회장의 영향력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커머셜과 함께 현대카드 지분 매입에 참여한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재무적 투자자(FI) 자격으로 참여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번 지분 매각 계약서에는 어피너티컨소시엄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4년 내 기업공개(IPO)’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정 부회장이 현대커머셜을 통해 향후 어피너티컨소시엄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경우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의 경우 지배력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자사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정 부회장이 적당한 가격을 제시할 경우 현대커머셜과 직접 거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가업 대신 택한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정태영의 실탄확보 행보 촉각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오너가 되기 위해 이미 수년 전부터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물밑 작업이란 지분 매입을 위한 실탄 확보였다. 정 부회장이 지난 2014년 가업인 종로학원을 매각한 것이 주장의 근거 중 하나로 지목됐다.

정 부회장은 과거 명문 입시학원이었던 종로학원 창업자인 정경진 원장의 장남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4년 말 자신의 지분 73%를 포함, 종로학원 지분 100%를 타 입시업체인 하늘교육에 매각했다.

당시 정 부회장의 종로학원 지분 매각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메시지를 장인이자 그룹 총수인 정몽구 회장에게 던졌다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매각대금은 약 11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정 부회장에게 흘러들어간 돈만 약 8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안팎의 상황은 정 부회장의 ‘독자 노선’ 가능성을 더욱 드높이고 있다. 우선 정 부회장은 과거 하위권에 머물렀던 현대카드를 업계 상위권의 카드사로 성장시켜 경영 능력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로 예정된 대선에서 금산분리 강화를 주장하는 야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어 상황이 정 부회장에게 더욱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현재까지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선주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문 전 대표는 주요 공약 중 하나로 금산분리 정책 강화를 내놓고 있다. 차기 정권에서 금산분리가 강화되면 비금융사인 현대차그룹이 금융계열사 지배에 상당부문 제약받을 수 있어 정 부회장의 독립이 더욱 용이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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