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한수 기자

우리에게 잘 알려진 80대 20법칙은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 : 1848∼1923)가 처음 발견한 것이다. 파레토가 19세기 영국의 부와 소득의 유형을 연구하다가 발견한 부의 불균형현상의 패턴을 알아낸 이론이다. 전 인구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물꼬를 트다’라는 말이 있다. 물꼬는 애써 트려하지 않아도 물꼬는 자연적으로 터지게 되어있는 것 같다. “미국을 구하라” “우리가 99%다”라고 외치며 월가에서 물꼬가 터졌다. 월가의 탐욕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제 노동계와 대학생, 각종 시민단체들이 결집하는 범진보 연대의 형태로 커져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갈수록 확대되는 미국의 빈부격차다.

미국판 '쟈스민 혁명'이란 말까지 나왔다. 실로 이는 틀린 말이 아니라고 본다. 그 본질적인 측면에서는 똑 같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는다. 탐욕스런 자본주의 1%에 대한 분노라는 점에서 중동이든 미국이든 또 한국이든 마찬가지 일 거라는 생각이다. 80대 20법칙을 연구하면서 파레토가 놀란 사실은 어떤 시대 어떤 나라를 분석해 봐도 이러한 부의 불균형 패턴이 유사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80대 20법칙은 어찌 보면 불균형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균형점인지도 모르겠다.-적어도 공산주의를 표방하지 않는다면. 정도를 넘어선 기득권층의 그칠 줄 모르는 탐욕이 균형을 깨트렸을 뿐이다. 20%가 5%가 되고 5%는 다시 1%가 됐다. 그래서 물꼬는 스스로 터졌다.

월가 시위는 자본주의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욕심의 노예가 된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분노인 거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3년 전 미국금융 위기가 닥쳐 나라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을 때도, 자기가 타고 있던 회사가 좌초되어 가라앉고 있는 순간에도 자기 수익 챙기느라 정신없었던 1%를 우리는 기억한다. 3년이 지나는 동안 1%는 반성이 없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도 미국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에서 월급 2억6767만원으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무려 32억원이나 받는 등기이사 2명이 나타났다. 외환 기업 우리 국민 하나은행 등 5개 은행 등기이사 월급은 평균 7403만원이나 된다. 연봉이 대략 10억원은 넘는다는 얘기다.

최근 정치 기득권층은 ‘안철수 신드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표출 방식만 다를 뿐이지 부의 불균형에 대한 분노라는 점에서 미국 서민이나 한국 서민이나 다를 바 없다. ‘왜 미국은 거리를 점령하는가?’ ‘왜 한국은 안철수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가?’ 대한민국 1%는 고민해 봐야할 것이다.

구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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