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예고된 의과대학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려했던 이번 주 의료대란의 한 고비는 그럭저럭 버텨내는 모양새다.하지만 다음주엔 '주1회 셧다운'이라는 새로운 난관에 직면하게 된다. '주1회 셧다운'은 의사들이 일주일에 하루 날을 잡아 외래진료와 수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말한다.의대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뛰쳐나간 전공의들을 대신해 두 달 넘게 고강도 업무를 이어온 의대 교수들이 정신적·신체적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복안을 내놨다.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아산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을 비롯해 전국의 대형 병원으로 확산되고 있다.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전날(26일) 오후 7시 온라인으로 제 8차 총회를 열고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진료를 위해 주당 60시간 이내의 근무시간을 유지한다"고 밝혔다.전의비는 총회에서 △외래 진료와 수술, 검사 일정의 조정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 △중증, 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기 위해 경증환자의 회송을 통한 교수 1인당 적정 환자 유지 등을 결의했다.정기 휴진 날짜 등은 각 병원과 교수들의 진료 상황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최창민 전의비 비대위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다음 주는 일단 쉬기로 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 다음 주부터 하게 될 것"이라며 "병원마다 사정이 너무 달라 요일을 정하는 건 중요한 게 아니고 각 병원 사정에 따라 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건 우리가 살기 위해 정하는 규정이라 그 정도는 법적으로도 사실 해줘야 한다고 본다"며 "진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사고가 난다. 이런 상태에서 환자를 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이 오는 30일, 서울아산병원이 다음달 3일 휴진한다.전의비는 교수들의 피로 누적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실제는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4.2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같은 날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갖고 '주1회 휴진'에 유감을 표했다.브리퍼로 나선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병원에서도 의료진의 피로도를 고려해 의료진들이 휴식과 충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예정된 환자의 수술과 입원 등이 갑자기 변경되거나 장기간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환자와 충분히 소통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다행히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은 대학본부에 제출된 사직서 자체가 매우 미미한 수준인데다 수리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정부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전 실장은 "현재까지 대학 본부와 병원 인사과에 형식과 요건을 갖춰 공식적으로 제출된 사직서는 소수이며, 사직서가 수리될 에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전날(25일)은 교수 사직이 논의된 지 한 달째 된 날이지만 의료 현장에 혼란은 없었다"고 강조했다.이어 "전문의가 1만9000명 정도 의료기관에 있는데 그 중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건 한 자릿수 정도 밖에 안된다"며 "대부분 의대 교수들은 환자의 곁을 지키고 있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더라도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주신 분들이 많이 있다. 의대 교수들께서는 환자와 사회 각 계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환자의 곁을 계속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다만 대학 교수들이 평소 돌보던 환자들과의 진료 또는 수술 일정 등을 이유로 사직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교수님들이 피로 누적된 것도 사실이고 주 1회 셧다운에 동의하는 것도 맞지만 당장 봐야 할 환자들을 두고 갈 수가 없어 일정을 정리하는 등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말로 휴진을 하거나 떠날 교수님이 얼마나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의료계는 이달 말이 의대증원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대생들은 이달 말을 넘기면 집단 유급에 직면하게 되고, 전공의들도 이달을 넘기면 수련기간이 1년 더 늘어난다. 최악의 경우 의대생-전공의-전문의로 이어지는 우리 의료체계에 엄청난 혼란과 타격을 안길 수 있다.정부가 민간 전문가, 정부 위원 등으로 구성된 의료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의정 갈등을 풀어보려고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 단체들은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와 정부와의 '일대일' 협상을 요구하며 특위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신청 법률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가 26일 의대 증원 소송 재판을 마친 뒤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국립대학 총장들을 상대로 대입 전형 변경을 금지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한 의대생들이 "의대 정원 변경은 대학의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충북대·강원대·제주대 의대생들은 2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상훈) 심리로 열린 대입 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심문에서 "학생과 대학은 사법상 계약을 맺고 있어 서로 의무가 있는데 대학 총장이 정원을 변경하면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3개 대학 의대생 480명은 각 대학 총장과 국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를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간 '원고 적격성'을 이유로 법원의 각하 결정이 잇따르자 소송 대상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의대생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교육 질 저하와 학습권 침해를 예방하려면 현재 단계에서 가처분을 통해 학칙 개정·시행계획 변경 금지를 구할 긴급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또 "수시모집이 몇 개월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입학 정원을 바꾸는 것은 고등교육법상 대입 사전예고제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법정에 직접 나온 국립대 의대생도 "정부가 의대생의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증원이 된다면 국가고시 응시가 불가능해지는 등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정부 측은 정부, 대교협 등이 가처분 신청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맞섰다.정부 측 대리인은 "행정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고 해서 민사 절차로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의대생들이 주장하는 위법 사유와 보호받을 권리의 필요성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그러면서 "자신의 교육 환경이 나빠진다고 해서 타인의 참여를 배제하는 것이 전문적 의학교육을 받을 권리는 아니다"라며 "설령 그것이 우려된다 해도 교육을 개선하면 되지 증원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양측 입장을 들은 재판부는 이달 말쯤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앞서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교수·전공의·의대생·수험생 등이 각각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8건 중 7건이 각하됐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의대증원 정책 어떻게 풀어야 하나?'를 주제로 열린 대한병원협회 학술대회 포럼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탈법적 의과대학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진행을 당장 중지하라"고 비판했다.전의교협은 26일 제9차 성명서를 내고 "교육부는 2026학년도 대입 모집 정원을 오는 30일까지 공표하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학칙 개정 등 필요한 절차는 공표 이후 마무리해도 된다고 안내했다"며 "규정과 절차를 존중해야 할 교육부가 나서 탈법과 편법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총장이 교육부의 강요에 따라 증원 신청을 했더라도 평의원회 등을 통해 이를 추인하거나 부결할 수 있는 민주적 절차가 준비돼 있다"며 "이조차 무시하고 교육부 장관은 이달 말까지 신청을 강요하고, 담당자는 기한을 넘기더라도 받아주겠다고 하는 건 정상적인 행정 절차가 아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2025년 입학정원은 더 극심한 혼란 상태"라며 "지금처럼 대규모 순 증원이 수시 접수를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루어진 건 전무하다"고 했다.대학 입학에 필요한 내신 성적과 봉사활동 등의 준비를 위해 지난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입학정원을 공표했는데, 정부가 마음대로 이를 뜯어고치는 건 절차에 맞지 않는 다는 것이다.이들은 "정부가 증원을 서두르는 명분은 의료 개혁으로 무리한 의과대학 증원 결정이 도움이 되는지도 의문이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의료 개혁을 위해서 대학 입시의 틀을 갑자기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은 고등교육법 법조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전의교협은 "지역 할당제를 포함한 대입 제도를 손본다는 것이 대입 수험생, 나아가 대학 1학년 재학생에게까지 어떤 혼란을 가져올지를 정말 모르는지 묻고 싶다"며 "대학에서도 신입생을 증원하려면 교원 충원이나 강의실, 실습실 확장 등을 준비해야 하는데 도저히 이를 맞출 수 없을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반문했다.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에서 공정과 기회균등이 가장 강조되는 분야는 대학 입시로, 적당한 명분을 앞세워 아무 때나 고칠 수 있다는 선례가 남을 경우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학내 의사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교육부의 부당한 지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발생할 입시와 의대 교육의 대혼란과 폐해에 대해 정부와 그에 동조한 관련자들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임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5일 대전 서구에 위치한 충청권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방문해 응급환자 이송 및 전원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2024.4.25/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4.2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전국 16곳 대학 의과대학이 개강한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대생들이 대학 총장을 상대로 낸 대학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이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의대생들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대 정원 증원 배정 처분 취소 소송이 각하된 데 이어 재판부가 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건이다.다음주 전국 의대 수업 재개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가처분 신청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의대생 수업 거부가 멈추지 않을 경우 집단 유급 위기는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26일 교육계·법조계에 따르면 충북대·제주대·강원대 의대생이 국가와 충북대학교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금지 가처분에 대한 심문이 이날 진행된다.충북대 의대 학생들은 22일 가처분을 신청하며 "학생들과 학교 간에는 재학 계약이라는 사법상 계약이 체결됐는데 학교 측이 학생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입학정원을 49명에서 200명으로 증원하는 것은 민법상 신의성실 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앞서 의대생들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낸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원고 적격성'을 갖추지 못해 각하되자, 모집 정원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 총장에게 소를 제기한 것이다.법원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으로 판단해 각하했다.25일 전국 40개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 4058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도 각하됐다.이번 결정 역시 이전 결정과 마찬가지로 '신청인 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이번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큰데, 이 경우 의대생들의 집단 행동은 장기화 할 전망이다.동맹 휴학과 수업 거부 등 집단행동이 의대 증원 정책을 저지할 '최후의 수단'으로 남았기 때문이다.또 대학들이 증원분을 반영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통해 변동·확정하는 절차가 다음달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 집단 행동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집단 행동이 이어질 경우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이 현실화 될 위험이 있다.이달부터 전체 의대의 60%가량이 수업을 재개한 가운데 수업 거부로 출석 일수가 모자라면 유급이 될 수 있다.대부분 의대는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고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의대증원으로 촉발된 의정갈등이 의대 교수들의 사직과 휴진 예고로 또 다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정부가 흔들림없는 의료개혁을 강조하며 오는 25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출범을 예고한 가운데 의료계는 불참을 선언하는 등 의정갈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서울대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3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개별 교수의 제출일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부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직을 실행한다"고 선언했다. 또한 오는 30일 하루 응급·중증·입원환자를 제외한 분야의 진료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의대 교수단체들은 민법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한 지 30일이 되면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며 오는 25일부터 사직 가능성과 의료현장 이탈을 시사했다. 잇따라 총회를 열어 교수 사직 현황·절차, 사태 장기화에 따른 진료 재조정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서울의대 비대위 수뇌부 4명은 다음달 1일 떠난다.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일하는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다음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결정한 채 오는 25일부터 예정된 진료와 수술을 소화한 뒤 병원을 떠나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 등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도 이날부터 피로가 누적된 교수는 주 1회 휴진하기로 했다.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사직과 주 1회 휴진에 유감을 표명하며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주 1회 휴진 결정과 예정대로 사직을 진행하는 점을 두고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25일이 사직서 제출 한 달이 돼 자동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는 교수들 주장에 대해 박 차관은 "일률적인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절차와 형식, 내용을 갖춰 정당하게 당국에 제출된 사직서는 많지 않고 이를 수리할 계획도 (대학 등에)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답했다.이어 "나는 사표냈으니, 내일부터 출근 안 한다' 하실 교수님이 많지 않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또 "의료개혁을 흔들림없이 완수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다하겠다"며 상당수 의사단체가 요구하는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에 응할 입장이 없음을 내비쳤다.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과 배우경 언론대응팀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오는 30일 하루동안 응급·중증·입원 환자 등을 제외한 진료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전면적인 진료 중단에 나선다. 내달 1일에는 비대위 수뇌부 교수 4명이 일괄 사직할 예정이다. 2024.4.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해 의대 교수단체,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은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오는 25일 의료개혁특위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정부는 25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민간위원장 △6개 부처 정부위원 △20명의 민간위원등 27명으로 구성된 의료개혁특위의 첫 회의를 열고 의대증원, 필수의료 패키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오후 1시 30분 노연홍 특위 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회의 주요 결과를 발표한다.이와 관련해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5월이 되면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대한민국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처음부터 결론을 낼 수 없는 대화는 참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고 우리는 변하지 않는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고 비판했다.김 비대위원장은 특위 불참에 대해 "대화 거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적어도 전공의들에게 내려진 부당한 행정명령의 취하와 증원 과정을 멈춰주는 것이 대화의 자리로 이끄는 정부의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달라"고 말했다.한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의대 운영대학 40개교 총장들과 영상간담회를 진행하고 이달까지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된 학칙 개정과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했다.앞서 19일 정부가 6개 국립대 총장의 건의를 수용하는 형태로 의대 정원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모집인원을 유연화할 수 있도록 한 이후 처음으로 총장들을 만난 자리다. 이 부총리는 의학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도 강조했다.이 부총리는 "대입 전형을 조속히 안정화 하고 의대 학사일정을 정상화 하기 위해 총장 건의를 전향적으로 수용했다"며 "남은 시간이 많지 않지만 대학 내에서 충분히 논의하시고 4월 말까지 의대 정원 관련 학칙 개정 진행과 대입전형시행계획 변경을 마무리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충남대병원 의과대학에서 열린 의대 운영대학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4일 의과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40개교 총장과 영상 간담회를 개최한다.간담회는 앞서 정부가 6개 국립대 총장의 건의를 수용하는 형태로 의대 정원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모집인원을 유연화할 수 있도록 한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자리다.이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의대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를 촉구하고, '모집인원 유연화'를 결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아울러 이 부총리는 의대 정원 확대를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의대 정원과 관련된 학칙과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해 제출해달라고 대학 측에 요청할 예정이다.이 부총리는 의대 학생들과 교수들의 복귀를 위해 총장들이 총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고, 집단행동 참여 강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 공백이 두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예정대로 25일부터 사직을 진행하고, 다음주 하루 휴진을 하기로 결정했다.전국 20개 의과대학 교수가 속해 있는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오후 7시 온라인으로 8차 총회를 열고 교수 사직 절차와 진료 축소 방안 등을 논의했다.전의비는 "장기화된 비상상황에서 현재 주당 70~100시간 이상의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고 했다.이어 "주 1회 하루 휴진 여부는 병원 상황에 따라 금요일 정기 총회에서 상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교수 사직 절차에 대해 전의비는 "예정대로 오는 25일부터 (의대 교수)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는 관계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총회를 열고 오는 30일부터 주 1회 '셧다운'을 하기로 결정했다.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일하는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도 정신적, 신체적 한계로 인해 진료, 수술 일정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다음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결의했다.또 어린 자녀를 둔 의료진은 계속되는 진료, 당직으로 육아에 문제가 있어 육아휴직을 신청하기로 했다.
2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료개혁특위)와 별도의 의정 협의체를 제안하며 연일 대화에 나설 것을 압박하고 있으나, 의료계는 협의체 참여 거부는 물론 주 1회 집단 휴직과 사직서 제출에 돌입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부의 의대증원 등 의료개혁 정책 저지에 나서고 있다.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의사단체 5곳과 대통령실 및 정부관계자 4명이 참여하는 '5+4'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협의체에 참석하는 정부 측 관계자는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관,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다.정부는 또 25일 의료개혁 특위 첫 회의에서 의대증원, 필수의료 패키지 등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정부는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참여를 제안했다.하지만 의사단체들은 참여 의사가 없다는 뜻을 거듭 표명하고 있다. 장상윤 사회수석은 "정부는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의협, 전공의, 의대생, 의대교수 단체에 의료계-정부로만 구성된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만 주장하며 1:1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특위 출범 전까지 의료계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한다"며 "의료계는 지금이라도 어떤 형식이든 무슨 주제이든 대화의 자리에 나와 정부와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다만 정부는 의료계가 의료개혁 특위에 참여하지 않아도 의료개혁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위는 현재 27명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자리는 의협과 대전협 두 자리"라며 "나머지 25분은 확정된 상황에서 언제까지는 기다릴 수 없어서, 우선은 오는 25일자로 출범해서 시급한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또 "정부는 국민들이 염원하는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추진해 나가겠다"며 "의료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되 개혁의 완수로 보답하겠다"고 했다.의협은 원점 재논의를 요구하며 정부와 의료계 간 일대일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해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은 줄곧 정부와의 대화 전제 조건으로 복지부 장차관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전날(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 차기 회장은 "이 사태의 원흉인 박민수(보건복지부 제2차관),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그리고 김윤(더불어민주연합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자)이 TV화면에서 본인은 전혀 책임이 없는 듯이 여전히 얄미운 앵무새처럼 설치고 있는 것이 사태 해결의 걸림돌"이라고 적었다.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전날 온라인으로 총회를 열고 "장기화된 비상상황에서 주당 70~100시간 이상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을 하기로 했다"며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고 했다.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도 총회를 열고 오는 30일부터 주 1회 '셧다운'을 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울산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전날 총회를 열고 "어린아이들이 있는 의사의 경우 계속되는 진료, 당직으로 육아에 문제가 있어 육아휴직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5월 3일부터 주 1회 휴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지역 대학병원 교수들도 진료 축소에 속속들이 동참하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이달 초부터 금요일 외래진료를 중단했다. 충남대병원은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휴진하기로 했다.계명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주 1회 셧다운'을 결정한 방침대로 이번주 토요일부터 진료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원광대병원도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수술을 중단하고, 5월3일부터는 금요일 외래 진료를 중단한다. 다만 응급 중환자의 진료·수술은 이어나갈 예정이다.의대 교수들은 기존에 예약된 수술, 진료 일정이 마무리 되는 대로 병원을 이탈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달 전 각 의과대학 교수들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등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오는 25일은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째가 되는 날로 민법상 사직의 효력이 발생한다.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전날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 교수들의 사직서 수백장을 26일 학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전의비 또한 "예정대로 25일부터 (의대 교수)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는 관계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성 충북대 의대 학생회장(왼쪽 두번째)과 노정훈 의대협 공동비대위원장(왼쪽 세번째), 변호인 이병철 변호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충북대 총장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상대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신청을 마친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충북대 의과대학 학생들이 증원에 반대하며 충북대 총장을 상대로 대입전형 변경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또 충북의대를 포함한 전국 32개 지방의과대학 학생들은 각 학교 총장을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충북대 의과대학 학생들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국가와 충북대학교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를 상대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이들은 "학생들과 학교 간에는 재학 계약이라는 사법상 계약이 체결됐는데 학교 측이 학생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입학정원을 49명에서 200명으로 증원하는 것은 민법상 신의성실 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충북의대 학생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충북의대에는 당장 신입생 200명이 들어갈 공간 자체가 없고, 증원이 강행되면 제대로 된 학습이 불가능하다"며 "임상실습을 위한 병원 환경도 부족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증원 강행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와 의학교육의 퇴보는 자명하다"며 "비과학적인 의과대학 증원 정책은 지역의료를 책임지고 훌륭한 의사를 양성하겠다는 총장과 정부의 주장과는 모순된다"고 밝혔다.노정훈 공동비대위원장은 "학생들은 의학교육의 당사자로서 의학 교육을 퇴보시키는 졸속 증원 정책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의학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왜곡하고 묵살하지 말라"고 주장했다.소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은 학생들과 교수들은 원고 적격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집행정지 신청을 계속 각하했다"며 "의대생들과 전의교협 교수들이 대학 총장들에게 행정소송을 제기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단 한 분도 소송 제기 의사가 없어서 대학 총장들과 국가, 대교협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이어 "정원이 늘어난 32개 지방 의과대학 학생들이 오늘부터 각 소속 대학의 총장을 상대로 소송을 낼 예정"이라며 "오늘 국립대인 충북의대, 강원대, 제주대 3개 대학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고 설명했다.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8일 의대생 8999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사건 2건을 각하했다.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전의교협), 교수·전공의·의대생·수험생의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한 데 이어 현재까지 총 6건의 집행정지 신청이 모두 각하됐다.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22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부속 건물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대학이 2025학년도 의과대학 신입생 모집정원을 확정해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기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교육부가 최종 모집정원 확정 기한은 30일이라고 못 박으면서, 대학들은 학칙 개정을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23일 경상국립대는 학무회의를 열고 124명 늘어난 의대 정원 가운데 내년도 신입생은 몇 % 범위까지 선발할지 논의한다.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계속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원을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200명보다 적게 선발하는 것은 확정"이라고 말했다.경상국립대는 강원대·경북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와 함께 내년도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겠다고 건의한 지역 국립대 6곳 중 한 곳이다.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으로 경상국립대는 정원이 76명에서 200명으로 124명 늘었다. 경상국립대가 증원분의 절반만 뽑는다면 내년도 신입생 모집인원은 138명이 된다.경북대 역시 학장회와 교수회, 대학평의원회 회의를 거쳐 최종 모집정원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내년도에는 (증원분의) 50%만 선발할 것"이라며 "2026학년도 모집 정원은 (늘어난) 200명 그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다음 주까지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내년도 모집인원을 다시 결정해야 하는 대학들은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아 분주한 모습이다.지역 국립대를 중심으로 감축 선발 동참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사립대는 여전히 고심이 깊다.많게는 3배 가까이 늘어난 국립대보다는 증원 규모 자체가 적어 감축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해서다.광주 조선대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의 논의가 먼저 이뤄진 후 (모집인원에 대해)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경인 지역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국립대와 다르게 사립대는 정원이 많이 늘지 않은 학교가 많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대교협에 시행계획을 제출한 대학은 다음 달 대교협 승인을 받아 5월 31일까지 내년도 모집인원과 전형방법 등을 공고해야 한다.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30일까지 제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4월 말까지는 대학별로 확정해서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을 놓고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가 의과대학 신입생 인원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각 대학이 받은 의대 정원 증원분을 최대 50% 줄여 2025학년도 모집 정원에 반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지역인재전형 60%' 선발 유도 방침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대학들이 증원 규모를 줄일 경우 지역인재 선발 숫자도 줄어든다. 지방 의대 정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지역인재들은 올해 대신 2000명 증원이 확보되는 2026학년 입시에 도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22일 교육부 관계자는 전날 뉴스1과 통화에서 "의대 정원 증원분을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감축할 수 있도록 조정했지만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60%까지 확대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0일 각 대학에 배분한 의대 정원 증원분을 발표하고 대학들에 증원분을 통보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이 공문에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상향해달라는 내용을 공문에 명시했다.교육부 방침에 따라 대학들은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60%를 넘기도록 전형별 정원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종로학원이 의대 증원 규모가 미반영된 2025학년도 기준 전국 26개 지방 의대 지역인재 선발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권 대학이 모집 정원 66%, 호남권이 63.7%를 지역인재로 선발한다.이외 권역들의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은 △대구경북권 51.6% △제주권 50% △충청권 48.8% △강원권 25.8%로, 60% 미만이다.2025학년도 입시부터 지역인재전형 선발 규모가 늘어나는 지역에서는 지역인재가 일반전형에 해당하는 수험생들보다 의대 진학이 유리해진 셈이다.그럼에도 입시업계에서는 지역인재전형이 지방 의대 정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올해 입시를 치르는 지역인재들이 증원분 '자율 감축'이 적용된 2025학년도뿐만 아니라 2000명 증원이 그대로 반영되는 2026학년도 입시에도 도전할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정원 증원분 감축 폭에 따라 지역인재전형 선발 규모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일례로 다른 국립대 5개교와 함께 총장이 '자율 감축' 건의안을 제출한 충북대는 의대 정원 증원으로 151이 늘어나 총정원 200명이 됐는데, 증원분을 50% 감축하면 2025학년도 정원은 75명이 줄어든 125명이 된다.2000명 증원에 따른 증원분이 더해진 정원에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 60%를 적용하면 지역인재는 120명이 뽑히는데, 증원분이 50% 감축될 경우 지역인재는 45명이 더 적은 75명이 뽑힌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인재전형은 지방 의대 정원의 60%를 차지하는 아주 영향이 큰 요소라 지역인재들이 2000명 증원이 그대로 반영되는 내년 입시에도 관심을 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내년에 재수생이 특히 몰리고 이공계 학생들의 입시 준비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일부 조정할 수 있게 하자는 국립대학교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하기로 결정한 19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과대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유급은 의료 인력 양성 시스템을 붕괴하고 교육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조속한 해결을 위해 나서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KAMC는 21일 "의대 정원 증원 사태로 교육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지난 18일 학장·원장 회의를 개최했다"면서 "2025학년도 입학정원 동결, 의료계와의 협의체 구성 및 후속 논의를 촉구한다"고 대정부 호소문을 발표했다.KAMC는 전공의와 학생들의 복귀, 2025학년도 입학 전형 일정을 고려해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동결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2026학년도 이후 입학정원의 과학적 산출과 향후 의료 인력 수급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의료계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해달라고 덧붙였다.KAMC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의과대학 학사 일정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지만, 반복되는 개강 연기와 휴강으로 4월 말이면 법정 수업 일수를 맞추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이어 "학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한 지 2개월이 다 되도록 교육부에서는 동맹휴학이라는 이유로 휴학계 승인을 불허하고 있다"면서 "현 사태가 지속되고 학생 복귀가 어려워진다면, 학장들은 집단 유급과 등록금 손실 등 학생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학 승인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KAMC는 일부 국립대학교 총장들이 제안해 정부가 받아들인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자율 배분과 관련해서 합리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특별 브리핑을 열고 "올해 의대 정원이 확대된 32개 대학 중 희망하는 경우 증원 인원의 50% 이상, 100% 범위 안에서 2025학년도에 한해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서 대학들에 이달 말까지 결정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KAMC는 "정부의 발표는 숫자에 갇힌 대화의 틀을 깨는 효과는 있었다"면서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국가 의료 인력 배출 규모를 대학교 총장의 자율적 결정에 의존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각 대학이 받은 의대 정원 증원분을 최대 50% 줄여 모집 정원에 반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의대생들은 복귀하지 않겠다며 여전히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21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정부 요구안과 대회원 서신을 발표했다.의대협은 대정부 요구안에서 "과학적 연구에 기반하지 않고 정치적 이해타산만을 위해 추진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그러면서 대학들이 휴학을 허가할 수 없게 막지 말라고 요구했다. 의대협은 "의대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 의지에서 비롯된 휴학계에 대한 공권력 남용을 철회하라"고 했다.또 대회원 서신에서는 "의과대학 구성원의 단일대오는 오로지 후회 없을 결단일 경우에만 원상 복귀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앞서 19일 정부가 국립대 6개교 총장들의 건의문 내용을 수용하며 대학들에 배분한 의대 정원 증원분 2000명을 각 대학이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모집 정원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지만, 증원 정책이 무산될 때까지 수업 거부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의대 증원을 놓고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의대생들이 휴학계를 철회하고 학교로 돌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학사 파행도 지속됐다.지난주인 15일 개강이 예정됐던 의대 16개교 중 8개교만 예정대로 개강한 것으로 파악됐다.지난 9일 교육부는 수업 재개 예정 대학을 발표하며 15일 16개교가 개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전부터 개강한 대학들과 합하면 총 32개 의대, 전체 80%가 정상적으로 수업을 운영하게 된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었다.하지만 지난주 개강한 대학은 △가톨릭대 △경상국립대 △계명대 △단국대(천안) △대구가톨릭대 △동아대 △ 부산대 △울산대 총 8개교였다.교육부에 15일에 개강하겠다고 한 가톨릭관동대는 22일로 개강을 미뤘다.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건양대, 성균관대, 원광대, 전남대, 조선대 총 6개교는 개강을 29일로 2주 연기했다.연세대 미래캠퍼스는 아직 개강 시점을 확정하지 않았다.22일 개강하기로 한 고신대도 29일로 개강을 미루기로 했다.의대생들의 복귀 의사가 나올 때까지 개강 연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개강을 한 후에도 학생들이 출석하지 않으면 출석 일수 미달로 'F'학점을 받아 유급이 될 수 있다.대부분 의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학점을 주고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일부 조정할 수 있게 하자는 국립대학교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하기로 결정한 19일 오후 서울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탄력적 조정 방침을 밝히면서 대입을 준비하던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입시 커뮤니티에선 어느 장단에 맞춰 준비해야 할지 '혼돈의 도가니'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2000명 증원'에 맞춰 진학 목표를 세우고 준비해 왔던 수험생들은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데다, 대학별 의대 모집 인원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이들의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가 의대 '자율 감축 선발' 방침을 밝히면서 정원이 늘어난 32개 대학은 이달 말까지 학칙을 개정하고 모집 요강을 확정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등 6개 국립대 총장의 건의를 전격 수용해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증원 규모를 당초 계획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정원 조정을 건의한 지역 국립대 6곳을 포함해 국립대 9곳이 모두 정원의 절만만 모집한다면 증원 규모는 '2000명'에서 1600명대로 줄어든다.만약 사립대까지 감축 선발 방침에 동참한다면 증원 규모는 절반에 불과한 1000명대까지 대폭 쪼그라들 수 있다.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늘었던 의대 정원이 다시 4000명대로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 대학별 합격 커트라인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의대를 준비하던 수험생뿐 아니라 의약학 계열과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들의 합격선까지 연쇄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수험생들이 자주 활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엔 "허리케인급 혼돈의 도가니", "수험생들만 헷갈린다", "머리가 복잡해지고 있다", "이러다 또 정책이 바뀌는 건 아니겠죠" 등 다양한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고3 자녀를 둔 40대 학부모 이 모 씨는 "아이가 예비 고3이던 지난해에도 '킬러문항'으로 난리였는데 올해 더 입시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입시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종로학원은 증원 인원이 1000명 줄 경우 합격선이 2.4점 하락하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공계열 합격자 10명 중 6명은 의대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의대 증원 규모가 1500명일 때 67.7%, 1600명일 땐 68.6%, 1700명일 땐 69.1%가 의대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 1800명 이상이면 이 비율이 70%대로 늘어나 1800명은 71.7%, 1900명은 74.2%가 의대 지원 가능권에 든다.대학들은 조정한 정원을 적용한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이달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다음 달 중 대교협 승인을 거친 대학별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이 발표된다.이러한 우려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입시를 총괄하는 교육부 장관으로서 학부모님들께 송구하다"며 "최대한 입시 불안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유연한 모집 인원과 모집 방법이 제시되고,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서 신속하게 절차를 마무리한다면 입시에 대한 큰 우려들이 신속하게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11일 오전 서울 소재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대학별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의 최대 절반까지 줄여 뽑을 수 있도록 한 정부안이 의사 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 위기를 맞고 있다. 의사 단체는 정부가 제안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 특별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20일) 브리핑을 통해 "(의대증원 자율조정안이) 고심의 결과라고 평가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니기에 받아들일 수 없음을 명확히 한다"고 했다.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도 "현실적으로 그게 어떤 생각에서 그렇게 발표됐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며 "합리적이지 않아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의협 비대위는 또 다음주로 예정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할 위원회 및 기구를 만드는 건 정부 고유의 역할이지만 구성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있지 못한 특위"라고 꼬집었다.그러면서 "제대로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위원회가 된다면 참여하는 게 의미없다고 보고 있다. 3월 말에 위원 추천 공문을 정부에서 보냈고 당시 의협은 차기 집행부가 답을 하기로 했다. 단지 이미 불참의사를 임현택 차기 회장이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2000명 증원'을 고집하던 정부가 대학이 처한 여건에 따라 앞서 배정한 증원인원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뽑아도 된다고 허용한 것은 파격 그 자체다. 최대 1000명으로 쪼그라 들 수 있는 데도 이를 수용했다.하지만 의료계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되레 "2000명 증원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반증"이라며 '원점 재검토'를 더욱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공수가 바뀐 양상이다. '의사를 더 늘려야 한다'는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의대증원을 밀어붙이던 총선 전이 '정부의 시간'이었다면, 여당의 참패로 끝난 총선 이후에는 '의사들의 시간'으로 바뀐 것이다.의사들은 촉박한 시간도 자기들 편이라고 우기는 상황이다. 의협 비대위는 "이 문제(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를 해결할 시간이 정말 별로 없다. 25일에는 교수들의 사직서가 수리되고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5월부터 사직하겠다는 교수들이 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의대의 경우, 5월에도 학사일정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며 비상진료체제로 운영 중인 대학병원들도 5월까지 버티지 못할 거란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전공의들도 의대증원 자율조정을 수용한 정부안에 대해 "원점 재검토 아니면 복귀할 수 없다화고 못 박았다.의협 비대위는 이런 종합적인 상황을 '대한민국 의료붕괴'로 규정하며 "회복 가능한 기간이 1주 남았다. 대통령께서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건강을 지켜주기 위해,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최고 책임자로서 대승적 차원에서 원점 재논의라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했다.이런 가운데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9일 "예정대로 25일부터 교수 사직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을 결의한 바 있다. 사직서 제출 한 달이 되는 오는 25일부터 민법상 자동으로 사직 처리가 될 수 있다.예를 들어 서울아산병원 등으로 구성된 울산대의대 교수 비대위의 경우 지난달 25일 하루에만 총 767명의 교수 중 56.4%에 해당하는 43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세브란스병원 등이 속한 연세대의대 교수 비대위도 지난달 25일 하루에만 교수 629명의 사직서를 취합해 학장에게 보낸 바 있다.최창민 전의비 비대위원장(서울아산병원 교수)은 뉴스1에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정부 입장 변화가 없거나 (정부가) 이번 조정안 최대 폭(1000명)을 밀어붙이면 사직을 하겠다. 우리는 25일 이후 언제든 사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4.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그러나 정부도 더는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브리핑에서 "정치권이나 의료계에서 요구하는 원점 재검토나 증원 1년 유예는 필수의료 확충의 시급성, 2025년도 입시일정의 급박성 등을 감안할 때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2000명 숫자에 집착하던 정부가 한발짝 물러서며 대화 분위기가 기대됐으나 원점 재검토로 결집한 의료계 반대에 암초를 만난 모양새다. 더욱이 압도적인 여소야대 총선 결과에 고무된 의료계는 정부가 '2000명 증원'에서 물러나는 빈틈을 보이자 이를 계기로 더욱 결집하는 양상이다.전공의, 의대교수, 개원의 등 의대증원을 두고 시각도 따로, 해법도 서로 달라 사사건건 부딪혔던 당사자들이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목소리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이끌어냈고, 윤석열 대통령과도 만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의대증원 전면 백지화, 행정명령 철회 등 7대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자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의협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에게 "대전협은 전공의 업무개시명령이나 진료유지명령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 역시 "전공의들에게 내려진 부당한 행정명령에 대한 소송도 준비하고 있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정부 관계자는 "의사들이 이번 총선의 승자인 양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마치 점령군 행세를 하며 정부에 백기투항 하라고 하고 있다. 이래서야 대화가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1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이 하루 만에 38명 늘어 총 1만 623명으로 집계됐다.19일 교육부가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전날 의대생 휴학 신청은 6개교에서 38명 늘었다.정상적인 신청 절차 등 요건을 갖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 623건으로 전체 의대생(1만 8793명)의 56.5%에 이른다.실제로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이보다 더 많다. 휴학을 신청했지만 요건을 갖추지 못한 휴학계는 교육부가 집계에서 제외해 발표하기 때문이다.휴학이 허가된 건은 1개교 1명으로 동맹휴학을 사유로 승인된 건은 없었다.수업 거부가 확인된 곳은 10개 대학이다.교육부는 대학에 학사운영 정상화를 요청하고 동맹휴학은 허가하지 않도록 거듭 당부했다.한편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등 6개 거점 국립대 총장은 전날 대학별로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202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건의문을 교육부에 보냈다.총장들은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일정과 관련해 남은 시간이 길지 않아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의 경우, 대학별로 자체 여건을 고려해 증원된 의과대학 정원의 50%에서 10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정부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3시 관계 부처 합동으로 '의대증원 관련 특별 브리핑'에 나선다.한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뒤 총장들의 건의사항에 대한 협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2000명 배정 현.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6개 국립대 대학 총장들이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최대 절반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의대생 집단 유급'을 막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동안 총장들과 대학 본부 측은 각 대학의 의대 증원을 주도해 왔다. 학교의 위상이나 의대 교육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증원이 필요하단 입장이다.그러나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한 의정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의대 학사 파행이 장기화하자 대학 본부 측도 결국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19일 총리실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3시 관계 부처 합동으로 여는 '의대증원 관련 특별 브리핑'에 나선다. 한 총리는 앞서 오후 2시에 열리는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뒤 총장들의 건의사항에 대한 협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전날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등 6개 거점 국립대 총장들은 대학별로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202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건의문을 교육부에 보냈다. 의대 학사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의대생 집단 유급이 현실화할 경우 내년도 강의 진행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의대생들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2월 중순부터 집단 휴학계를 제출하고 수업을 거부해 왔고, 의대들은 학생들의 집단 유급을 피하기 위해 2월에 해야 했던 개강을 계속해서 미뤄왔다.대부분 의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고,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내년에 다시 1학년 과정을 밟아야 하는 재학생을 고려할 때 늘어난 의대 정원대로 신입생 2000명을 모두 뽑을 경우 교육 여건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오전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증원된 의대 정원 2000명을 모두 뽑게 되면 내년 1학기 내지 전체 학기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빠르게 협의해 이르면 오늘 중에라도 결정하려고 한다"고 했다.그러면서 "교육자로서 충분히 낼 수 있는 의견"이라며 "교육부에서 어제저녁부터 나머지 의대는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학칙 개정이 필요한 사항인데 개정에 거의 열흘 정도 걸린다"며 "빨리 가이드라인을 줘야 대학들에서 작업을 할 수 있어 빠르게 협의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도 곧 현실화한다. 현재 전국 40개 의대에서 3000~4000명의 교수가 지난달 25일을 전후해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민법상 전임 의대 교수는 사표를 낸 지 한 달이 되면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자동 사직' 처리가 된다.여기에 대입전형을 확정 지어야 하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대학들은 이달 말까지 늘어난 정원을 반영해 수시·정시모집 비율 및 전형방법을 결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신청해야 한다. 이후 대교협이 이를 승인·통보하면, 다음 달 중 대학들이 모집요강을 발표한다.한편 2000명 증원안대로 할 경우 경북대(현 정원 110명)와 경상국립대(76명), 충남대(110명), 충북대(49명) 등 4개 대학은 정원이 200명으로 각각 늘어나고 강원대(49명)는 132명, 제주대(40명)는 100명으로 각각 증원된다.이들 대학이 증원된 정원의 50%로 일제히 줄여서 모집하면 내년 의대 정원은 4542명이 된다. 현 정원(3058명)보다 1484명 늘어나는 셈이어서 정부가 추진한 2000명보다는 증원 규모가 훨씬 줄어들게 된다.다른 대학도 이에 동참할 경우 의대 증원 규모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1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규모·시기 등 중재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정부안 추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9일 한국갤럽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물은 결과 '규모, 시기를 조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47%로 집계됐다.'정부안대로 2000명 정원 확대 추진해야 한다'는 41%였고, '정원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7%였다.한국갤럽이 지난 2월 13일~15일 동안 실시했던 여론조사 당시에는 의대 정원 2000명 확대에 대해 '긍정적인 점이 더 많다'가 76%, '부정적인 점이 더 많다'는 16%로 조사됐다.성향별로는 보수층에서 정부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고, 진보와 중도층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규모,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정부안을 추진해야 한다가 64%,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규모,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가 58%였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도 규모,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가 70%로 나타났다.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2.1%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