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997년 3월 12일

 한국은행은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동결' 결정을 두고 "주요국 통화정책 스탠스가 강화되는 상황"이라면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부총재는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으나 연말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 상향,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을 통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호주, 캐나다 등이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강화되는 상황"이라고 주목했다.

그는 "시장의 반응은 이런 통화정책 스탠스와는 다소 간극이 있는데, 향후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 등에 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변화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회의는 같은 날 새벽에 있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연준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5.00~5.25%로 동결했다. 하지만 최종금리 전망을 기존 5.1%에서 5.6%로 상향 조정하면서 하반기 2차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도 근원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어 거의 모든 참석자가 제약적인 통화정책 지속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동결은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기 위한 차원이지 인상 사이클 중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연준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2회가 아닌 1회에 그칠 수 있다는 기대 등으로 미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는 약세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