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흐린 날씨 속 여의도 증권가. 2021.1.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흐린 날씨 속 여의도 증권가. 

 

 증권사들이 장기채권인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 구조를 바꾸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장기차입 전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중·소형사의 차입 장기화 필요성이 크지만, 부동산 관련 부실 우려가 회사채 흥행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발행한 회사채 금액은 2조2700억원으로 전기(2조2300억원) 대비 4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1조2360억원)와 비교하면 1조원가량 늘었다.

통상 금리 상승기에는 단기채, 하락기에는 장기채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기업 또한 이에 맞춰 자금 모집에 나선다. 금리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금리 변동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단기채가 주로 선호된다.

연초부터 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졌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긴축 기조가 유지되며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장기채를 늘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단기물을 장기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하반기 증권사의 부실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경기 둔화로 브릿지론 차환 부담이 확대되고,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리파이낸싱 부담이 커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증권사들은 회사채 발행으로 단기채 만기에 대응하고 나섰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3월 전자단기사채, 기업어음(CP) 등 상환을 위해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6월 24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KB증권의 목적도 같았다.

특히 중·후순위 부동산 PF 대출 부담이 큰 중·소형 증권사의 차입 장기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대형사에 비해 신용등급이나 영업실적이 부족한 중·소형사 회사채 공모에는 소극적인 분위기다.

다올투자증권은 당초 1년물 600억원과 1년6개월물 200억원 등 총 800억원을 목표로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을 지난달 진행했지만, 총 48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이었고, 각각 7%, 7.3%로 시장금리 대비 1~2% 높인 이자를 앞세웠지만 실패했다.

결국 최종 조달 규모는 8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줄었다. 1년물 200억원, 1년6개월물 300억원으로 이날 청약에 나설 계획이다. 확보한 자금은 차입구조 장기화에 사용된다. 기존에 발행한 CP와 전자단기사채를 장기 회사채로 차환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다올투자증권이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큰 증권사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와 기업 여신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78.2% 수준인 5995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중·소형사의 회사채 공모 시도가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에 비해 중형, 소형사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더 클 수밖에 없다"며 "건전성 관리를 위해 회사채 공모에 나서더라도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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