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상황과 각국 기준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금리인하 시점이 아직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부동산 시장도 '숨 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반등했던 서울 부동산 시장의 경우 상승 폭이 둔화하는 가운데 국지적인 하락 가능성이 있으며, 전반적인 시장은 하향 안정화로 접어들 수 있다고 봤다.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현지시간으로 1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 의장은 지금으로선 금리 인하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 문제는 당장은 논의되지 않는다"면서 "당국이 물가를 2%로 유도할 방안에 무게를 두는 만큼, 오히려 금리를 더 높일지 얘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날 FOMC가 현재 연 5.25~5.50%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결정한 직후 나왔다. 시장에선 이번 동결 결정을 예상하면서도 내년 상반기쯤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실마리를 내심 기대했는데, 선을 그은 것이다. 미국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4.9%로 높고 고용시장도 양호해 물가만 잡으면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최적점)' 진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고금리를 견딜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 올해 1%대 성장이 예상될 만큼 동력이 약화해 경기부양을 위해선 금리를 오히려 내려야 하지만, 2%포인트(p)로 벌어진 한·미 금리차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도 침체 우려에 금리를 올리지도 못하면서,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입하는 모습이다. 일단 미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은행도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7연속 동결을 이어갈 전망이지만, 중금리 유지도 버거운 게 현 상황이다.

금리인하 시점이 '안갯속'으로 접어들자 부동산 시장은 다시 식어갈 조짐이다. 작년 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때보다도 적은 세 자릿수로 떨어지자 정부는 규제완화와 정책대출 등을 통해 시장을 일시 부양했다. 여기에 '막연한' 미 금리인하 기대까지 번지자 올해 2월부터 반등한 시장이 다소 과열 양상을 보였는데, 이젠 '약효'가 떨어진 듯 거래량과 가격 상승 폭이 주춤한 채 횡보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 전국 아파트 가격은 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도 오름폭이 0.04%로, 직전 0.05%에 이어 2주 연속 줄었다. KB부동산 10월 전국매매가격 전망지수도 열 달 만에 하락 전환, 97.1에 그쳤다.

전국 60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매가지수는 0~200 범위로 100 이상이면 상승 전망을, 미만이면 하락을 가리키는데, 8월과 9월 각 102.3, 104.5로 상승을 전망한 뒤 두 달 만에 돌아선 것이다. 거래량도 지난달 말일 집계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362건으로, 8월 3852건에서 꺾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시장은 강한 반등세는 상당히 어렵다. 상반기 투자에 임하셨던 분들은 금리가 떨어질 걸로 생각하고 매입한 분들이 많은데 금리가 예전과 대비해선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고착화되는 상황"이라면서 "서울 주요 지역의 경우 지금 정도의 추세(약한 폭이나마 상승)를 이어갈 순 있겠지만 상승 폭은 둔화되고 전세가격도 둔화될 수 있다. 외곽은 부채비율이 크거나 주택가격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을 좀 받을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국내 기준금리는 (올해 1월부터 3.50%로) 동결이 되고 있었는데 시장금리는 오히려 2분기 대비 인상이 된 상태다. 대출금리 '하단'이 경험상 부동산 수요자가 거래에 부담을 느끼는 '4% 후반~5%'까지 올라가는 상황"이라면서 "미 금리동결에 심리적으론 공포가 사라질 수 있겠지만 당장 국내 부동산에 영향을 주기엔 제한적 요소일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작년엔 (코로나19 이후) 워낙 저금리에서 급속도로 금리가 높아져 서울도 2년에 걸쳐 10% 넘게 하락했지만 지금은 금리가 빠르게 오르거나 내릴 것 같진 않은 분위기라, 급락보다는 현 상태로 하향 안정화될 순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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