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997년 3월 12일

 "4년 뒤 2027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습니다. 지금이 부품회사라면 앞으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되겠습니다." (박영근 탑런토탈솔루션 대표)

탑런토탈솔루션(탑런)은 자동차용 전자부품(전장)용 디스플레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품 제조 기술을 가진 회사다. 사출, 회로, 정밀·광학, 금형 사업으로 시작해 2020년 전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최근엔 아이폰15 주요 부품인 스티프너(충격 보호용 부품)와 벤드PSA(베젤 밴딩 가이드 부품)도 양산을 시작했다.

◇LG와 35년 협력…"상장 겁났지만 소부장 기업으로 발돋움 목표"

탑런은 깐깐하게 협력사를 고르기로 유명한 LG그룹과 35년째 전략적 파트너로서 호흡을 맞춰왔다. 전체 고객사별 매출 비중도 △LG전자(066570)(52.6%) △LG디스플레이(034220)(33.7%) 등 LG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탑런은 내년 하반기 코스닥 시장 상장도 노리고 있다. 박영근 대표는 지난달 30일 베트남 하이퐁에 위치한 탑런(현지 법인명 DYEH) 본공장에서 가진 뉴스1과 인터뷰에서 "투자자들도 우리의 미래를 보고 투자할텐데 공모자금으로 신사업을 발굴하고 소부장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1월 상장을 결심했다. 30여년간 비상장사로 경영하다보니 상장을 준비하는데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사실 (상장이) 겁도 났다"며 "IFRS(국제회계기준)가 아니라 일반회계 기준인 GAAP(갭)를 써왔고 자회사의 지분법 손실 등 정리할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 사이 투자금도 들어왔다. 탑런의 성장 잠재력과 기술력에 주목한 KB증권과 유암코(연합자산관리)는 약 2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소재와 장비는 신사업이기 때문에 공모자금이 들어온다면 소부장 기업 인수·합병에 쓸 예정"이라고 했다.

◇ 미래 확장성 대비해 신공장에 빈공간도 마련…베트남 공장은 '전진기지'

탑런의 베트남 공장은 전장 디스플레이와 올레드 기술의 전진기지다. A·B공장 등 총 2개만 있던 베트남 본공장은 지난 7월 연면적 9788㎡(약 2961평) 규모(3개층)의 C공장까지 완공하며 생산능력을 키웠다.

C공장은 탑런의 주요 고객사인 LG전자, LG디스플레이의 늘어난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엔 대형 사출 기기 6대와 정보기술(IT) 모바일 플라스틱-유기발광다이오드(P-OLED)의 주요 부품인 스티프너(외부 충격 보호용 부품), 벤드PSA(기판을 구부렸을 때 흠집 피하는 부품) 등을 생산하는 통합 라인 설비가 설치됐다. 스티프너, 벤트PSA는 아이폰15에 탑재된 부품이다.

아이폰15 부품 양산을 기반으로 모바일뿐 아니라 태블릿, IT 등 P-OLED가 적용되는 다양한 아이템에 스티프너와 벤드PSA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베트남 C공장 3층은 공실로 남겨져 있었다. 박 대표는 "주문이 몰릴 때 가장 중요한 게 공간 확보"라며 "미래의 확장성을 고려해 남겨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아이폰을 비롯해 포르쉐 등 고급차종의 계기판에 쓰이는 알루미늄 플레이트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스티프너, 벤드PSA 제조 기술의 토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