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홍파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가 문을 닫은 모습. 2024.1.4/뉴스1 ⓒ News1 한지명 기자
서울 종로구 홍파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가 문을 닫은 모습. 

 

 "매물이 없어 죽을 맛이에요. 이 골목에 공인중개업소만 10곳이 넘는데 다들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적자라 빚을 내서 유지하고 있어요."

지난 4일 찾은 서울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아파트 단지 내 상가 K중개업소 대표 유모씨(여·50대)의 하소연이다. 그는 "한 달 전쯤 근처 가게가 폐업했다"며 "주변에 힘들어도 버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면목구에 위치한 N공인중개업소 대표 홍모씨(여·60대)는 고정비 증가에 결국 가게 문을 닫을 심상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인수하겠다는 이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홍씨는 "10년전에 권리금 1750만원 주고 들어왔는데, 권리금을 1500만원까지 깎아도 주변에 한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공인중개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이어진 부동산 시장 침체와 거래 절벽 속 부동산중개업에 불황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공인중개업소의 줄폐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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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폐업한 공인중개업소는 전국에 1242곳으로 신규(1132곳) 사업자를 넘어섰다. 지난해 6월에는 신규 개업공인중개사가 세자릿수로 떨어지면서 11월에는 859곳으로 7개월만에 24%가 줄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감소세가 압도적이다. 지난해(1~11월) 서울에서 3301곳의 공인중개업소가 폐업했고, 238곳이 휴업했다. 반면 개업은 2792곳에 불과하다.

문을 닫는 공인중개업자는 줄어드는 아파트 매매량과 궤를 같이한다. 서울 부동산 정보 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186건을 기록하고 9월 3400건을 유지했으나, 거래 실종 사태로 11월에는 1078건으로 뚝 떨어졌다.

조원균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홍보팀장은 "부동산 거래량이 지난해 초순부터 급격히 줄면서 공인중개사들이 타격을 입었다"이라며 "주택거래가 줄어들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폐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광고비도 오르고 인건비도 부담이 돼 인력을 줄이는 경우도 생겼다"라며 "임대료마저 오르는데 수입이 줄어든다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낫겠다는 공인중개사가 많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인중개업은 특히나 부동산 정책이나 시장 환경에 따라서 굉장히 민감하다"며 "경기가 좋았을 땐 돈을 벌고, 또 규제해서 침체하면 수입이 줄고 폐업도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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