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8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0.1%p(포인트) 낮췄다. 지난 1월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한 지 3개월만에 또 내렸다.

작년 미중 무역분쟁, 중국의 긴축정책 등 악화된 글로벌 여건이 하반기 현실화되며 우리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고, 반도체 수출 부진이 겹쳐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효과를 감안하지 않은 수치지만 한국 경제의 활력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4%에서 1.1%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다만 한은은 하반기에 우리나라 경제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내년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때와 동일한 2.6%로 유지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기존과 동일한 1.6%로 봤다.

◇핵심 변수 '미중 무역분쟁·중국 긴축정책 등 대외여건+반도체'

한은은 이날 '2019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전망치인 2.6%에서 2.5%로 0.1%p 낮췄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은 글로벌 여건 변화와 반도체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작년 초 미중 무역분쟁 격화, 중국의 긴축정책, 독일 자동차 산업 문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상화 등의 여파가 하반기부터 현실화돼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작년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이 둔화된 것도 올해 1분기 수출과 설비투자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줬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하반기 우리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으로도 같은 이유를 꼽았다. 한은 관계자는 "무역분쟁이 타결 기미가 보이고 중국도 올해부터 부양정책으로 돌아섰다"며 "미국도 금리에 있어 완화적 기조를 유지 중이고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7조원 규모의 추경이 4~5월 시장에 풀려 하반기 우리 경제가 정상궤도에 오르는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한은은 추경을 통한 경제성장 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어떤 항목에 돈을 쓰느냐에 따라 전체 경제성장률을 올리는 승수효과가 다르다"며 "총액과 세부 구성항목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그 영향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 2.5%…1월보다 0.1%p 낮아

한은은 올해와 2020년 민간소비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 1월 전망치보다 각각 0.1%p 낮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소득은 고용여건이 다소 개선되겠으나 자영업 업황 부진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정부 이전지출 및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전월세가격 안정에 따른 주거비 부담 완화 등은 가계의 소비여력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비투자 부문은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부터 회복돼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올해 0.4%, 내년 2.6%를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 1월보다 각각 1.6%p 줄고, 0.3%p 높아진 수치다.

한은은 "IT부문은 올해 상반기중 반도체 중심의 조정이 지속되겠으나 하반기 이후 증가로 전환할 전망"이라며 "비(非)IT부문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IT부문과 비IT부문의 전망이 엇갈린 것에 대해서는 "통신은 5G망, 자동차는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어지겠지만, 조선의 경우 최근 업황 회복에도 불구하고 유휴 생산 설비로 인해 신규투자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 부문은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건물건설 부진이 이어지면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주거용 건물 투자는 최근 2~3년간 선행지표 하락세를 고려했을 때 감소세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고, 비주거용 건물은 상업용 건물을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지나 감소폭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건설투자 감소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상품수출 성장률은 지난해 4%보다 낮은 연 2.7%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1월 전망치 3.1%보다 0.4%p 낮은 수치다. 한은은 "통관수출은 반도체단가 하락요인이 크게 작용하면서 감소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0년 전망치는 1월과 같이 3.0%로 내놨다.

◇"4월 경상수지 영향 주는 배당규모 과거 비해 작을 것"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4%에서 1.1%로 0.3%p 하향 조정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과 동일한 1.6%를 유지했다.

올해 중 임금상승세 지속 등이 소비자물가에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수요측 압력이 크지 않고 지난해보다 낮은 국제유가 등 해외요인과 복지정책 강화 등의 하방압력으로 인해 오름세는 완만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019년 665억달러(상반기 245억달러, 하반기 420억달러), 2020년 6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월 전망치보다 각각 25억달러, 20억달러 줄어든 수치다.

한은은 "경상수지는 흑자기조가 유지되겠으나 상품수지 흑자폭이 축소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흑자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라며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올해 4% 내외, 내년 3%대 후반을 기록하며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주요 기업의 배당이 이뤄져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선 "배당이 4월 일시에 몰리지 않고 중간중간 이뤄져 과거보다 배당수지 규모가 적을 것"이라며 적자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설령 적자가 난다 해도 일시적이어서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취업자 수는 올해 중 14만명, 내년 중 17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10만명이었다. 실업률도 올해 3.8%을 기록했다가 내년에는 3.7%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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