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사상 처음으로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로 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결정과 관련해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방향 회의 직후 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0%에서 3.25%로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은은 4·5·7·8·10월에 이어 이번까지 사상 첫 6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기록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며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4.00%와는 격차를 좁혔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 단행이 예상되며 격차는 다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 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지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금리 격차는 한 요인"이라며 "그것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12월 임시 금통위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만 따로 임시 금통위를 열면 밖에서 볼 때 한국은 무슨 문제가 있고 큰 위기가 생기는 것 아니냐고 오해할 수 있다"며 "원칙적으론 다 열어놓겠지만 (임시 금통위) 가능성은 적지 않나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이 총재는 한은이 우리나라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 "내년 1.7%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세계 주요 기관 전망치 중간값 수준"이라며 "해외 경제가 우리 생각보다 나빠질 수 있어 보수적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전 세계 다 어려울 때 혼자 높은 성장률과 낮은 물가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조금만 참을성 가지고 정책 효과를 지켜봐 주시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래는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최종금리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금통위 위원들 의견이 있었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위원들 의견 많이 나뉘었다. 최종금리 수준은 3.5%가 바람직하다 3명, 3.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명, 3.25%가 1명이었다. 10월 최종금리 고려와 수준은 같더라도 이번에는 대외 변동성과 국내 요인이 많은 변화 가능성 있기 때문에 토의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

-최종금리 도달 뒤 얼마나 유지할 것인가?
▶시기를 못 박아서 유지된다는 말씀 드리기 어렵다. 최종금리 도달 시기조차도 미국의 금리 결정과 같은 여러 요인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다. 도달 이후에도 금리를 낮추기 위해 한은은 물가수준이 물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신한 이후에 금리 인하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좋고 지금 금리 인하 시기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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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과정에서 경제주체들의 고통이 충분히 예상됐던 것인가?
▶이 문제는 대답하기 어렵다. 금리 인상에 따라 취약계층, 젊은 가구주, 기업에 미치는 영향 큰 것 알지만 한은 입장에서는 5%가 넘는 물가상승률 낮추지 않고는 거시경제 전체적으로 나중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금리인상으로 인해 여러 경제주체 어려움 가중되는 것은 예상하면서도 할 수 없이 추후 고통을 낮추기 위해서 하는 정책이었다.

-최근 단기 크레딧 시장 불안에 대해 거시적 대응 필요하다고 보나
▶지금 상황은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많이 금리가 올라가고 시장금리가 올라가고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생각한다. 지난달 예상치 못한 부동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가 발생하며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10월23일 시장안정화대책 이후 다른 시장 안정화됐지만 단기 자금 시장 부동산 관련 ABCP 쏠림 현상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거시적 대책보다는 부동산과 관련된 단기 자금 시장 ABCP에 과도한 신뢰 상실을 어떻게 회복할지 미시적 정책 통해 정부 당국과 같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물가상승률 5.1% 하향 수정했다. 11월 물가 상승률이 4%대 진입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통화정책을 물가에 우선을 두고 정책 펴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할 가능성이 있나.
▶11월은 예외적인 달이 될 것. 작년 11월 이상 기온으로 올라간 채소와 유가 가격 때문에 11월 물가 지표 정확히 예상 못하겠지만 상당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12월에도 그 여파가 미칠 수 있다. 연초가 되면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다시 1~2월에는 5%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물가가 5% 수준 넘어가는 높은 수준 지속되면 물가 중심 경제 정책을 할 수밖에 없다. 4.99%는 바꾸고 5.01%이면 안 바꾸고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큰 트렌드를 보고 결정한다.

-단기 기업어음(CP)시장에서 20조~30조 규모 만기 도래되는 것 어떻게 하실 계획인가.
▶지금 정부와 금융당국 간에 매주 만나서 이 문제 논의하고 있다. 10월23일 이후 회사채 시장 전반과 다른 금융시장 전반은 많이 안정화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동산 관련된 ABCP, CP시장의 (불안은) 지속되기 때문에 추가 정책 필요할지 선제적 정책이 필요할진 매번 논의하고 있다. 필요시 정책을 추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은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연준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 금리 유지한다는 스탠스와 같은 생각인지.
▶연준의 금리 보는 것은 금리 격차를 기계적으로 따라간다는 것이 아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 심해지면 외환시장,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고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언제 물가 낮출지 이자율 어디까지 가져가고 언제 낮출지는 국내 상황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국내 물가가 저희 목표 수준으로 내려오는 것이 확실할 때 금리 인상 기조를 변화하는 것이다.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면 환율이 변하거나 그런 면에서 하나의 고려 사항이지 기계적으로 금리 격차를 따라간다든지 연준과 국내 상황을 동일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러 다른 요인 볼 때 연준 결정까지 보면서 적절한 시기를 택할 것이다.

-최종 금리 도달 시점은?
▶최종 금리 인상 기조를 당분간 계속해야 한다. 저희가 생각하는 건 3개월 이내로 생각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 총재가 오늘 맨) 김소월 진달래꽃 시가 적힌 넥타이가 차주들의 이자 부담 가중을 위로하는 의미란 해석이 있어.
▶제가 좋아하는 넥타이 맨 것인데 그 의견이 더 좋아서 받아드리겠다. 금리 많이 오르고 경기 나빠져서 경제 주체들 고통 극심해지는 것 알고 있다. 반복적 얘기지만 한은도 빨리 경제 상황이 나아져서 경제 주체 어려움 해소될 수 있도록 금리를 빨리 안정화하고 싶다. 현재 물가가 많이 오르고 경제 상황 어려워지는 것은 대부분 대외적 요인 때문이다. 조금 더 참을성 가지고 정책 효과 지켜봐 주시면 최대한 노력하겠다 말씀드린다.

정책으로 모두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우리 성장률이 1.7%로 낮아져 걱정되지만 내년 미국 0.3%, 유럽 -0.2%로 성장률을 예상한다. 전 세계가 다 같이 어려울 때 혼자 높은 성장률 유지하거나 낮은 물가 유지하기 어렵다. 지금 일어나는 많은 문제는 대외 요인임을 감안해달라.

-미국과의 금리 격차 어디까지 버틸 수 있나.
▶금리 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지면 여러 부작용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기계적으로 용인 범위를 특정하거나 특정 환율 수준을 표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연준 자이언트스텝 한다면 12월 임시 금통위를 열 것인가?
▶연준이 75bp(bp=0.01%) 올리게 되면 금융시장 큰 충격 있겠지만 임시 금통위는 장단점이 있다. 변동환율제에 의해 달러가 올라가는 것은 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임시 금통위를 여는 것이 외국에서 보기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원칙적으로 빅스텝이나 임시금통위 다 열어놓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지 않나 생각한다.

-오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제시했다. OECD나 KDI보다 낮은 성장 전망치다. IMF 금융위기, 코로나 제외하고 2% 밑으로 제시한 적 없었는데, 한은에서 저성장 경기 둔화를 인정하는 것인가?
▶저희 전망치 1.7%는 전 세계적인 여러 기관 전망치를 보면 중앙값 정도에 해당한다. 특별히 높고 낮지 않다. 미국은 0.3% 유럽은 -0.2% 중국은 4.3% 성장률을 가정하는 것은 해외 경제가 우리보다 나빠질 수 있다고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연 1.7%을 봤지만 상반기 1.3%으로 낮아지고 하반기 2.1% 정도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풀리고 반도체 경기도 내년 상반기 지나서 3~4분기 되면 다시 올라오지 않겠나 생각한다. 외환위기처럼 큰일 생기는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

- 0.4%(p) 하향 조정해 내년 1%대 성장률이다. 물가 3% 중후반대이면 스태그플레이션 아닌가.
▶성장 전망을 0.4%(p) 낮췄는데 물가는 0.1%(p)밖에 안 내렸다. 성장으로 둔화하는 걸 상쇄해서 물가는 0.1% 그 정도로 낮췄다. 물가도 지금 3.6%라고 연간 얘기했지만 반기별로 상반기 4.2%로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하반기는 3.1%로 뒤로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본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기에는 과도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금통위원 가운데 3.5% 3명, 3.5~3.75% 사이 2명, 3.25% 유지 1명이다. 총재께서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는데. 한은이 미 연준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다고 말한 지난달과 톤이 달라졌다. 국내 자금 시장이 우선일 거라는 시각이 맞는지.
▶우선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될 때 우리가 먼저 그만둘 수 없다는 제 발언이 이렇게 많은 평지풍파를 부를 줄 몰랐다. 금리인상을 그만두는 것과 금리인상 기조를 그만두는 것은 다르다. 금리인상을 그만둔다는 것은 멈춘다는 것이고. 금리 기조 인상을 그만둔다는 것은 쉬었다가 다시 올릴 수 있고 그런 것이다. 그 얘기했다고 연준 우선된다고 해석하는 건 과도하다. 우리 금리 결정은 국내 요인이 먼저다.

제가 이번 의견에 제외된 이유는 캐스팅보트를 할 때 제 의견을 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의장은 금통위원 의견 수렴이 먼저라 제 의견을 얘기하지 않고 결정이 필요할 때 제 의견을 얘기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가계부문의 디레버리징이 의미 있게 진행되고 있는 게 맞는지.
▶가계대출에 관한 한 저는 금리인상 효과가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절대량만 보면 그렇지만 성장 속도 줄었고 GDP 대비로는 꺾이는 모습 보였다. 계속해서 가계대출 늘어나는 위험이 줄었다. 이번 인플레이션이 잡혀도 중장기적으로 가계대출 낮춰가야 할 필요가 있다. 가계대출 대부분이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미시적, 거시적 정책 대응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될지, 취약 차주, 경제성장 어떻게 될지 등 여러 요인에 달려 있지만 지금까지 본 건 대부분이 부동산담보 대출이고, 대부분 LTV가 상대적으로 낮아 금방 위기가 올 것이라 보진 않지만 장기적인 위기라 보고 있다.

-고금리 지속 과정에서 가계대출 부실화 가능성, 그 부실이 금융시스템에 전이될 가능성을 한은은 어떻게 보는지.
▶기업 대출도 코로나 위기 이후 상당폭 늘어났다. 코로나 이후 지원 많이 하게 됐다. 중간재 가격이 늘어나고 운영 대출 늘어났다. 전반적으로 부채가 쌓이는 건 국가 경제 전체에 위험요인이 된다. 중장기적으로 한은은 우리나라 경제 구조 공고히 하기 위해서 민간부채 줄여야 한다. 파이낸싱 방법을 부채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본을 다양화해서 위험 구조를 줄여주는 이런 노력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이번 어려움이 지나가더라도 계속 정책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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