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997년 3월 12일

 "도요타는 크라운을 통해 세단과 SUV 사이에서 고민하는 고객에게 선택지를 제공할 것입니다."

도요타 코리아가 5일 서울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CROWN)을 국내 공식 출시했다. 도요타 코리아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크라운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판매량 회복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도요타 코리아의 두 번째 전동화 모델인 크라운은 1955년 도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모델이다. 이번 신형 크라운은 16세대 모델로 크로스오버를 비롯해 세단, 스포츠, 에스테이트 등 4가지 타입으로 공개됐다. 국내에서는 크로스오버 형태의 크라운을 가장 먼저 출시했다. 세단 등 다른 타입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출시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국내 시판 크라운은 연비 효율성을 극대화한 2.5리터(L) 하이브리드(HEV)와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도요타 최초의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Dual Boost HEV) 총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크라운은 크로스오버 차량답게 볼륨감과 날렵함이 눈에 띈다. 망치 머리를 형상화한 해머헤드 콘셉트로 공격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전면 디자인과 21인치 휠을 적용한 리프트 업 스타일을 강조했다. 후면은 일자형 LED 리어램프로 강렬한 인상을 담았다.

2.5L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과 e-CVT를 기반으로 바이폴라 니켈 메탈 배터리를 장착해 L당 17.2㎞의 높은 복합연비를 자랑한다.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은 하이브리드 본연의 효율성에 고출력 성능을 갖췄다. 2.4L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348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차량 뒷축에 새롭게 개발한 고성능 모터가 내장된 이-액슬(e-Axle) 기반의 이-포 어드밴스드(E-Four Advanced) 시스템을 적용해 주행 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전륜 100%에서 전륜 20%·후륜 80%로 조절할 수 있다.

도요타 코리아는 헤리티지 플래그십인 크라운 국내 출시를 기념해 보증 기간을 총 5년 또는 10만㎞로 확대 지원한다. 가격은 △2.5L 하이브리드 모델 5670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 △2.4L 듀얼 보스트 하이브리드 모델 6480만원이다.

강대환 도요타 코리아 상무는 "신형 크라운은 아름다운 실루엣의 플래그십 모델이자 새로운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로 그 가치를 더해 운전자를 웃음짓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도요타는 앞으로도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전동화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크라운의 국내 경쟁 모델로 현대차(005380)의 그랜저를 꼽는다. 신형 크라운은 전장 4980㎜에 휠베이스(앞뒤축 간 거리) 2850㎜다. 전장은 그랜저 하이브리드보다 55㎜ 짧고, 휠베이스는 5㎜ 길다. 거의 비슷한 크기의 차로 볼 수 있다. 가격은 크라운이 그랜저 최상위 트림(5121만원)보다 500만원 이상 비싸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형 그랜저는 최근 국내에서만 월간 1만대 이상 팔리고 있는 베스트 셀링카다.

도요타 측은 직접적인 경쟁 언급을 피했다. 이날 열린 간담회 질의응답에서 강대환 상무는 "특정 모델과 특정 가격대에서 경쟁하기보다는 자동차가 고객에게 줘야 하는 가치 측면에서 고민했다"며 "이 관점에서 크라운의 경쟁력은 세단과 SUV로 나뉜 시장에서 크로스오버라는 차로 고객에게 다가간다"고 말했다.

도요타 코리아는 크라운 출시를 기념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함으로써 '노 재팬' 여파로 떨어진 판매량 등 브랜드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도요타 3012대, 렉서스 5295대다. 전년 대비 각각 34.6%, 119.7% 증가했지만 노 재팬 이전 판매량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도요타 코리아는 크라운에 이어 7인승 SUV 하이랜더, 미니 밴 알파드, 신형 프리우스 등 올해 신차를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강 상무는 "올해 신차가 많다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이라면서 "매년 내실있는 성장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