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997년 3월 12일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나면서 당초 정부가 목표했던 400억 달러 수주액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정부는 올해 스마트시티 등 해외 도시개발 분야로 수주 판로를 넓혀 수주액을 쌓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월 말까지 누적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총 21억 5000만 달러(2조 8218억 원)로 전년(41억 6000만 달러) 대비 4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수주 건수는 133건으로 지난해(109건)보다 22%(22건) 늘었다. 진출국가(62개국→55개국)는 11%(7개국) 줄었고, 진출업체(152개 업체→163개 업체)는 7%(11개 업체) 증가했다.

이처럼 연초부터 해외건설 수주액이 줄어든 이유는 중동과 유럽을 제외한 태평양·북미, 아시아 등 나머지 지역에서의 수주액이 전년 대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 중동과 유럽 지역의 건설 수주액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9.5%, 375.5% 늘어났지만, 나머지 태평양·북미(-89.0%), 아프리카(-96.7%), 중남미(-73.4%), 아시아(-30.6%) 등은 일제히 감소했다.

공종별로는 통신(224.7%), 용역(69.6%) 부문에서의 수주액이 증가했고, 토목(-28.2%), 건축(-76.5%), 산업설비(-22.6%), 전기(-11.4%) 등이 뒷걸음질 쳤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올해 400억 달러 규모의 해외건설을 수주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전년 대비 7.5%(23억 3000만 달러) 늘어난 333억 1000만 달러(43조 70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목표치인 350억 달러(45조 9000억 원)에는 못 미치지만 4년 연속 300억 달러 이상 수주, 2년 연속 증가한 성과다.

특히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나라가 축적한 신도시 개발 경험과 스마트 시티 기술 등을 바탕으로 해외건설 수주 패턴을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해외건설업계에서 추구하던 도급 방식이나 중동 대형 프로젝트에만 의존하기에는 더 이상의 시장 개척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는 앞으로 전략 국가와 사업을 선정하고, 종합지원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공기관이 직접 사업에 참여해 패키지형 수주를 주도해 기업의 사업 리스크도 덜어낸다. 정부 부처는 공적개발원조(ODA), 수주지원단 파견, 네트워킹 지원 등 가용 수단을 활용해 도시개발 사업 진출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해외 건설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원팀코리아 타운홀 미팅'에서 "지난 40~50년 동안 국력이 향상했는데, 우리는 과거의 (수주) 패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해외건설을 책임지는 주무장관으로써 도시개발 사업을 공공과 민간이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며 "늘어나는 인구에 따른 도시개발에 한국의 '스마트시티'를 수출해 우리의 주력 해외건설 패러다임을 바꿔보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