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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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금융사들이 고금리 상품을 출시했다가 몰려드는 가입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판매를 중단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번 입소문을 얻으면 가입자들이 비대면 채널로 대거 몰렸다가 이탈하기도 하면서 금융사들이 수요 예측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경남 합천과 경북 경주 등 지역농협에서 연 10%에 육박하는 고금리 상품을 내놨다가 가입자들에게 해지를 읍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어 최근에는 충북 청주의 한 지역신협에서 연 6%대 적금에 많은 인원이 몰리며 예치금액을 낮춰달라 요청하는 일이 생겼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수신경쟁을 우려하며 중앙회 차원의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 당부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저축은행 업권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Sh수협은행 등에 위탁판매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정기예금에 가입자가 크게 몰리자 신규가입과 추가입금을 잠정 중단했다.

"고금리 시대의 막차를 타야 한다"는 심리에 예상보다 많은 가입자가 몰리면서 발생한 일들이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의 입소문과 비대면채널의 파급력이 더해지며 '예적금 가입 러시' 규모가 거대해지고 있다. 최근 문제가 발생했던 상품들은 포털사이트의 유명 재테크카페나 블로그 등에서 널리 회자됐던 상품들이다.

특히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세가 잠잠해지면서 2금융권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데, 이들의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단 점이 문제로 꼽힌다.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이나 지역 농협·신협 조합 등은 지역 단위로 사업을 하다보니 시중은행들보다 자본력이 작을 수밖에 없는데, 금융앱을 통한 비대면가입이 보편화되면서 수요가 전국적으로 몰리니 감당이 어려워진 것이다. 문제가 된 경주의 지역농협은 총자산은 1670억원에 불과한데 당초 목표액의 90배에 달하는 9000억원이 몰려, 이자비용만 수백억원을 부담할 처지에 놓였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수신상품은 영업구역에 관계없이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듣고 앱을 통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 번에 잔액이 대거 몰리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요즘처럼 수신 이동이 잦을 때는 더 좋은 상품이 있다하면 한꺼번에 빠지기도 하니 정확한 수요예측이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지나친 수신 경쟁을 자성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다른 관계자는 "비슷한 사건이 계속발생하다보니 건전성면에서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게 되고 업권 전체로 과도한 불안감이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상품 설계에서 수요 예측을 더 보수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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