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선박.(뉴스1 자료사진)ⓒ 뉴스1
HMM 선박.(뉴스1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신병남 기자 = 국내 유일 국적선사인 HMM(011200)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인수 후보군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CJ그룹, LX그룹, SM그룹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나 정작 당사자들은 아직 관심이 없다는 분위기다.

3일 해운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전날(2일) HMM 경영권 매각절차 전반에 자문을 제공할 용역 수행기관 선정 절차에 공동으로 착수했다고 밝혔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지분을 각각 20.69%, 19.96% 보유한 1, 2대 주주다. 산은과 해진공은 매각자문과 회계자문, 법무자문 업체를 각각 선정해 자문단을 꾸릴 계획이다.

옛 현대상선인 HMM은 지난 2013년 말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2016년 산은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국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무너지면서 HMM은 국내 유일 국적해운사가 됐고, 지난 2018년 정부가 마련한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의 전폭적인 지원 등에 힘입어 벼랑 끝에서 세계 8위의 해운사로 성장했다.

6조8000억원의 공적자금 투입과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다 코로나19 대유행 특수까지 누리면서 지난 2020년 영업이익은 9808억원을 기록, 10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1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해운 운임이 지난해 1월 코로나19 이전의 5배 수준까지 폭등한 영향이 컸다.

산은과 해진공은 "정상화 작업을 거쳐 HMM의 재무구조 개선과 영업 기반 확충 등 정상화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HMM의 제반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매각전략 수립 등 컨설팅을 포함한 매각 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배 HMM 대표 2022.7.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김경배 HMM 대표 2022.7.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HMM의 시가총액이 현재 10조원대임을 감안하면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 인수비용은 4조원 규모에 달할 수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2조6800억원에 달하는 HMM 영구채 처리 방안이 매각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봤다.

HMM은 산은과 해진공을 상대로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2조6800억원의 규모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두 기관이 보유한 CB·BW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 비율은 현재 40.65%에서 74%까지 치솟게 된다. 인수자금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는 것. 이 때문에 산은과 해진공이 원활한 매각을 위해 주식 전환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HMM 매각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인수 후보군에도 시선이 쏠린다. 시장에선 현대차그룹, CJ그룹, LX그룹, SM그룹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외국계 등 인수할 수 없는 곳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사실상 인수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몇 곳 없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우선 현대차그룹과 CJ그룹을 후보군으로 거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를, CJ그룹은 대한통운을 각각 계열사로 두고 있다.

현대글로비스(086280)는 2017년 옛 한진해운의 선박관리회사였던 유수에스엠을 인수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그룹 모태인 현대건설(000720)이 매물로 나오자 인수한 적도 있어 과거 그룹 주력 계열사 중 하나였던 현대상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SM상선을 보유한 SM그룹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SM그룹은 2013년 대한해운을 인수해 해운업에 뛰어든 뒤 지난 2016년 한진해운의 아시아~미주 노선을 인수해 SM상선을 세웠다. SM그룹은 HMM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현재 5.52%를 보유한 3대주주이기도 하다.

종합물류기업인 LX판토스를 두고 있는 LX그룹이나, 2015년 해운업체 팬오션(028670)을 인수했던 하림그룹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꼽힌다. LX그룹은 구본준 회장이 신성장동력을 지속해서 모색하고 있어 M&A 시장의 큰손으로 분류된다. 물류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삼성SDS(018260)를 잠재적 후보군에 넣는 시각도 있다.

다만 거론되는 인수 후보군 당사자들은 아직 관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포스코그룹은 최근 실적 발표 때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공식 부인했다. 현대글로비스도 지난해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HMM 인수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10조원에 달하는 HMM의 덩치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해운 업황 부진 및 해운 운임 추락 등의 주변환경을 고려하면 잠재적 인수 후보군들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 측과 뜻밖의 빅딜 가능성도 존재하나 업황과 전망 등을 보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름이 거론되는 그룹도 선별적 투자에 나서고 있어 인수전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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